“드러누운 자폐 아들에…그는 엎드려 눈맞췄습니다”[아직살만한세상]

국민일보

“드러누운 자폐 아들에…그는 엎드려 눈맞췄습니다”[아직살만한세상]

영국서, 화나 길바닥 드러누운 5살 자폐 아이 앞…
함께 엎드려 달랜 ‘히어로’ 사연에 감동

입력 2021-04-17 08:00
나탈리의 아들 루디와 행인 이안이 대화를 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길 위에 드러누워 1시간 동안 일어나기를 거부했던 자폐 아이 곁을 지켜준 영국 ‘히어로’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 더선은 14일(현지시간) 지난 13일 오전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 루디(5)와 함께 에식스주 사우스엔드온시온시 지역의 길을 걷던 나탈리 페르난도가 겪은 일을 보도했습니다.

엄마와 길을 걸어가던 루디는 차로 되돌아가는 게 싫다며 갑자기 화를 내며 땅바닥에 드러누웠다고 합니다. 돌발 상황에 엄마 나탈리는 아들 루디를 일으켜 세우려 애써봤지만, 한번 화가 난 루디는 1시간 가까이 꼼짝하지 않은 채 드러누워 버텼다고 합니다.

그때 길을 지나가던 이안이라는 남성이 다가와 나탈리에게 “괜찮다면 내가 아들과 이야기를 좀 나눠봐도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나탈리가 허락하자 이안은 망설임 없이 누워있는 루디의 옆에 똑같이 엎드려 눈을 맞췄다고 합니다. 이안은 따뜻한 목소리로 루디의 이름을 물으며 말을 걸더니 “우리 함께 저기 차로 걸어 가볼래?”라며 루디를 달랬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안의 따뜻한 행동에 루디가 벌떡 일어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차로 걸어간 겁니다.

나탈리의 아들 루디와 행인 이안이 대화를 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나탈리는 이날 겪은 사연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이안에 대해 “나의 영웅이었고 이런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의 친절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길 위의 ‘히어로’ 이야기를 접한 누리꾼들도 “세상에 이런 따듯한 사람들이 많았으면 한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훈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물며 루디처럼 자폐가 있는 아이를 키울 때 겪는 어려움은 미처 가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더 많은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일일 겁니다.

나탈리도 SNS에 올린 글에서 “만약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를 본다면 ‘괜찮니’라고 물어봐 달라.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그들을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때로는 낯선 사람의 친절이 하루를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는 부탁을 덧붙였습니다.

혹시 길을 가다, 또는 공공장소에서 낯 모를 아이들로 인해 조금은 불편한 일을 마주쳤을 때, 인상 쓰며 지나가거나 욕하는 대신 함께 엎드려 아이와 눈 맞춘 영국 영웅의 여유를, 절절한 나탈리의 호소를 한번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양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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