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현장서 수다 떨다 ‘꺄르르’…독일 차기 총리감[영상]

국민일보

참사 현장서 수다 떨다 ‘꺄르르’…독일 차기 총리감[영상]

입력 2021-07-20 00:46 수정 2021-07-20 00:46
독일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가 17일(현지시간) 관내의 홍수 피해지역인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하면서 일행과 함께 웃고 있다. AP뉴시스

역대 최악의 홍수로 150명 넘게 숨진 독일에서 차기 총리로 꼽히는 정치인이 수해 현장을 방문했다가 농담하며 웃는 모습이 포착돼 비난 끝에 결국 사과했다.

18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DW(독일의 소리)에 따르면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인 아르민 라셰트는 17일 관내 홍수 피해지역인 에르프트슈타트를 방문했다.

당시 현장에선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홍수로 피해를 본 이재민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발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라셰트 주지사는 대통령 뒤에 서 있으면서 20초가량 수다를 떨었다. 수다에서 그친 게 아니라 몸까지 움직이며 폭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독일 매체 'DW' 캡처

실제 보도된 대통령 연설 영상에선 라셰트 주지사를 중심으로 동행한 사람들이 신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재앙적인’ 상황임에도 진지함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SNS와 독일 매체는 분노를 쏟아냈다.

독일 매체 빌트는 “온 나라가 우는데 라셰트는 웃었다”고 비판했다. 독일의 한 야당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이 주지사에겐 장난인 건지. 대체 어떻게 차기 총리가 되겠다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를 통해 사과한 아르민 라셰트 주지사. 트위터 캡처

결국 논란이 거세지자 18일 새벽 라셰트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당시 대화를 나누던 상황이 그렇게 비친 게 후회된다”며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셰트 주지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트위터에서는 ‘라셰트웃음(LaschetLacht)’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그를 향한 비판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슬픔에 잠긴 수해지역 주민들은 정치인들의 이벤트성 방문을 두고 “역겹다”며 비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맑게 웃는 모습인 라셰트 주지사. 트위터 캡처

라르스 클링바일 사회민주당 사무총장은 “사람의 성격은 위기의 순간에 나타난다”며 “대통령이 피해자들에게 연설하는 동안 농담을 하고 있는 태도는 예의도 없고 말도 안 된다”고 논평했다.

라셰트 주지사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총리 후보로 16년간의 집권을 끝내고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오는 9월 26일 차기 총리를 뽑는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를 받으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야당인 녹색당은 약 20%의 지지율로 2위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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