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이 ‘모가디슈’서 북한 말을 ‘자막 처리’한 이유는

국민일보

류승완이 ‘모가디슈’서 북한 말을 ‘자막 처리’한 이유는

“영화 ‘베를린’에서 대사가 안들린다는 지적을 너무 많아 받았다”

입력 2021-07-22 17:07 수정 2021-07-22 17:18
11번째 작품 영화 '모가디슈'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 호호호비치 제공

류승완 감독이 자신의 11번째 작품 ‘모가디슈’에서 북한 대사를 자막 처리한 이유를 “영화 ‘베를린’을 만들고 나서 대사가 안들린다는 지적을 너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22일 열린 영화 ‘모가디슈’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말투는 단어를 구사하는 방식이나 발음 체계들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감독은 “어린 시절에는 대중문화에서 북한 말들이 드라마나 TV에서 많이 들렸는데, 지금은 북한 말을 듣는 게 적어졌다. 다른 채널로도 보지만 희화화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북한을 다른 나라로 느껴서 더이상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 구나”라며 “북한을 예전 관점처럼 통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는 “재밌는 건 소말리아 모가디슈가 여행금지 국가라서 못가는 것처럼 북한 평양도 마찬가지다”라며 “북한을 온전히 타국으로 인지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인물들을 이해하기가 빠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22일 영화 '모가디슈'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구교환 조인석 김윤석 허준호. 호호호비치 제공

‘모가디슈’에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 충무로의 간판급 배우들이 참여했다. 김윤석(한신성 주소말리아 한국대사 역)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나리오를 읽어보는 순간 무모하리라 만치 대단한 도전이었다. 실현된다면 빠지는 안되는 배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인성(안기부 정보요원 강대진 참사관 역)은 “혼자 이끄는 작품을 많이해와서 김윤석 허준호 배우이 함께 해주신다고 해서 역할이 적어도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허준호(림용수 북한대사 역)는 대본을 받은 뒤 어땠는지 묻자 “시나리오를 못보고 류 감독과의 첫 만남에서 설명을 들었는데 두루뭉술하지 않고 명확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때 감독의 눈빛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1991년 1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남북한은 생존을 위해 ‘작은 통일’을 이뤘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이 발생하자 주소말리아 남북 대사관 사람들은 12일간 사선을 넘나들며 극적으로 동반 탈출했다. 안전지대인 케냐 남부 몸바사 공항 활주로에 도착한 이들은 기뻐하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탈냉전이 시작될 무렵인 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을 앞두고 외교전을 벌이던 아프리카에서 전개된 극적인 드라마였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 ‘모가디슈’는 이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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