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너무 무서워”…성난 군중에 붙잡힌 독일 기자, 왜?

국민일보

“중국 너무 무서워”…성난 군중에 붙잡힌 독일 기자, 왜?

중국 정부, BBC뉴스 왜곡보도했다며 방송 중단 결정
현지인들 외신 기자에 대놓고 항의, 위협하기도

입력 2021-07-27 00:52 수정 2021-07-27 00:52
성난 중국 군중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독일 기자. 마티아스 베링거 트위터 캡처

역대급 물난리가 일어난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현장 취재에 나섰던 독일 기자가 성난 군중에 둘러싸여 봉변을 당할 뻔한 아찔한 사건이 일어났다. 최근 중국 정부가 왜곡 보도 등을 이유로 방송을 중단시킨 BBC 기자로 오인돼 벌어진 일이다. 이 기자는 “만약 내가 정말 그 (BBC) 기자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26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의 마티아스 베링거 기자는 지난 24일 정저우에서 취재 도중 성난 군중에 둘러싸이게 됐다.

베링거 기자는 25일 자신이 겪은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트위터를 통해 생생하게 설명했다. (일부 영상은 포털사이트에서 노출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그는 사건 당일 LA타임스의 앨리스 수 특파원과 함께 폭우로 재산 피해가 컸던 쇼핑센터 인근으로 취재를 갔다며 말문을 열었다.

맨 처음 지역 방송국에서 나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두 명의 여성이 베링거 기자에게 접근해 누구인지 묻기 시작했다. 베링거 기자는 “한 사람이 질문을 던지는 내내 다른 사람은 모든 장면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이는 그들의 의도에 대해 내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내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베링거 기자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자리를 뜨려는 베링거 기자에게 사람들은 ‘당신은 떠날 수 없다’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들이 동행한 수 특파원에게까지 접근하자 베링거 기자는 “수 특파원을 위협하지 마라. 우리는 떠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무리 중 한 사람은 계속 촬영을 이어가며 두 사람의 길을 가로막기까지 했다.

베링커 기자를 위협하는 중국 시민들. 트위터 캡처

베링거 기자는 “대부분 중년으로 보이는 10명의 남자들까지 몰려들었다”며 “그들은 나에게 로빈 브랜트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이 당신이냐’라고 물었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베링거 기자를 밀치면서 ‘나쁜 놈’, ‘중국에 먹칠하지 말라’ 등의 폭언을 이어갔고, 심지어 기자의 핸드폰을 잡아채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중을 성나게 한 로빈 브랜트는 영국 BBC방송의 중국 특파원이다. 지난 2월 영국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며 중국 CGTN방송의 면허를 취소하자, 중국은 영국 BBC 뉴스가 의도적으로 중국에 먹칠을 했다며 자국 내 방영을 금지했다.

베링거 기자는 “결국 내가 브랜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자 군중도 잠잠해졌다”며 “일부는 내게 사과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정말로 브랜트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르겠다”며 “오늘날 중국의 언론 환경은 너무 두렵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 함께 있던 수 특파원도 트위터를 통해 “여기는 중국이야” “중국에서 꺼져!” 등의 발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이번주 정저우에서 이 같은 적대 세력을 맞닥뜨린 외국 기자는 우리뿐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트윗에는 AP기자 데이크 강 역시 “정확히 똑같은 일이 어제 나에게도 있었다”며 “거의 똑같은 장소였다. 나는 경찰에 신고했다”라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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