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화살’ 뒤엔 현대차 회장의 ‘양궁 덕질’ 있었다

국민일보

‘금빛 화살’ 뒤엔 현대차 회장의 ‘양궁 덕질’ 있었다

입력 2021-07-27 04:51 수정 2021-07-27 10:23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오른쪽)과 안산(가운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우리나라 남녀 양궁 대표팀이 도쿄올림픽 양궁 단체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내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5일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 경기장을 찾아 올림픽 단체전 9연패 금자탑을 쌓은 한국 여자 양궁팀과 기쁨을 함께했다. 지난 16일 미국 출장을 떠났던 정 회장은 귀국길에 일본 도쿄에 들러 곧바로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관중석에서 양궁협회 관계자 등과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37년간 양궁 인재 발굴과 첨단장비 개발 등에 약 500억원을 투자했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오른 정 회장은 양궁 저변 확대와 외교력 강화에 나섰다. 2016년 국내 최대 규모의 ‘현대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출범했고,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에도 올랐다.

특히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양궁에 접목했다. 신차 개발 시 부품 내부 균열을 점검하는 기술을 활에 적용한 ‘활 비파괴 검사’, 자동차 디자인 센터의 3차원(3D) 스캔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그립’, 힘·방향·속도 등 동일한 조건에서 최적의 화살을 고르는 ‘화살분류장비’, 선수의 긴장감을 줄이는 ‘뇌파 측정기술’ 등이 호평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양궁 여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가는 37년 전인 1984년 LA올림픽부터 양궁과 연을 맺었다. 서향순 선수가 개인전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본 정몽구 명예회장은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올랐다. 이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여자양궁단, 현대제철 남자양궁단을 창단했다. 국내 체육단체 가운데 최초로 스포츠 과학화도 추진했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먹는 음식까지 직접 챙겼다.

아버지 뒤를 이은 정 회장의 양궁협회와의 인연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정 회장은 5선을 연임하며 16년 동안 양궁을 지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정 회장은 양궁협회 회장으로 지난 16년간 한국 양궁계를 지원해 오면서 종종 선수들을 찾아 식사하는 등 격의 없이 지냈다. 선수들은 금메달을 딴 뒤 제일 먼저 정 회장에게 달려갈 정도로 유대감이 형성됐다.

한국의 전 종목 석권으로 끝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구본찬이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정 회장을 찾아 “회장님 금메달 따왔습니다”라며 정 회장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고 선수단은 정 회장을 헹가래 치며 양궁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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