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아내 성폭행”…카톡엔 “자갸 알라븅” 진실공방

국민일보

“상사가 아내 성폭행”…카톡엔 “자갸 알라븅” 진실공방

입력 2021-07-28 06:31 수정 2021-07-28 11:07
국민일보DB,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회복지사인 아내가 복지센터 대표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공분을 사던 중 “둘은 불륜 관계였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27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복지센터 대표 A씨(30대)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B씨는 지난달 25일 “A씨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표 권한을 이용해 차량과 사무실 등에서 수차례 성폭행하고 유사성행위 등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담긴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 남편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고 당일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조사는 범죄 일시와 장소를 특정하기 위해 이뤄졌고, 피해자 측에서 빠진 부분이 있어 추가로 고소할 게 있다고 해 (피해자 측) 국선변호인과 (조사)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B씨 남편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내가 직장상사에게 강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11월부터 노인복지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지사 B씨의 남편’이라고 밝히며, 자신의 아내가 원장의 아들인 대표 A씨로부터 위력에 의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 남편은 “이 사건으로 극도로 우울해진 아내가 자살 시도를 하면서 저와 아직 초등학생인 세 아이들까지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저는 벌써 한 달째 직장 출근도 포기한 채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한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야만 한다. 세 아이들은 혹시라도 엄마가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불안에 떨며 수시로 목놓아 운다”고도 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복지센터 대표가 지난달 사회복지사와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톡 대화 내용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직장상사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청원인의 아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를 성폭행 반박 증거로 제출했다.

A씨는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내용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으나 불가피하게 방어 차원에서 올린다”면서 “(남편은) 바람피운 아내를 성폭행 피해자로 둔갑시켜 거액(4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허위 사실로 무고한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공개된 대화에는 “내일 봐 자기야” “오피스와이프는 이만, 내일 봅시다” “알라뷰” “난 혼자는 못 살 듯” “원래 스킨십도 좋아하고” “나 보고싶음?” “혼자 있으니 심심하다” “난 잘래요. 내일 봐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A씨는 경찰에서도 “B씨와 수차례 성관계를 한 건 맞지만 서로 좋아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B씨 남편으로 보이는 네티즌은 “A씨가 1월부터 제 아내에게 고백을 했고 이를 내게 알린 아내로 인해 나는 A씨를 경계하기 시작했고 3월에는 직접 만나 내게 경고를 받지 않았냐”며 “그 후로도 A씨는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4월부터 저항하는 아내에게 좁은 차 안에서 몹쓸 짓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경찰은 피해자와 피의자 양측 모두 한 차례씩 조사를 마친 상태다. 포렌식을 통해 A씨가 제출한 증거인 카카오톡 대화의 진위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주장만으로는 수사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면밀한 증거 조사 등을 거쳐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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