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결승 확정되자 인터뷰 멈춘 이탈리아 펜싱선수 “꼬레아?”

국민일보

한국과 결승 확정되자 인터뷰 멈춘 이탈리아 펜싱선수 “꼬레아?”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진출

입력 2021-07-28 15:31 수정 2021-07-28 15:57
구본길과 오상욱이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에서 독일을 45대 42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부둥켜안고 있다. 연합뉴스

“꼬레아? 꼬레아?”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이 열린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B홀. 헝가리를 45대 43으로 꺾고 피스트를 빠져나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자국 기자 2명과 먼저 인터뷰하던 이탈리아 선수 하나가 장내에서 울리는 함성소리를 듣고 바로 옆 TV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TV 화면에선 준결승 다음 경기로 막 독일을 45대 42로 꺾은 한국 선수들이 피스트에서 부둥켜안고 있었다.

이탈리아 선수는 인터뷰를 멈추고 자국 기자 2명에게 결승 상대가 한국인지를 물었고, 기자들은 “꼬레아”라고 답했다. 환희에 찬 한국 선수들을 비춘 TV 화면을 이탈리아 선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응시했다.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은 세계 랭킹 1위다. 이탈리아 선수는 자국 기자 2명과 손을 흔들고 믹스트존을 떠났다.

이제 한국 펜싱의 도쿄올림픽 첫 금메달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김정환(38) 구본길(32) 오상욱(25)과 후보선수 김준호(27)로 구성된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오후 7시30분 이곳에서 이탈리아와 마지막 일전을 펼친다. 금메달을 가리는 승부다. 이미 결승으로 진출한 한국의 은메달은 확보됐다.

준결승을 마치고 믹스트존에 들어온 구본길의 지친 얼굴에도 웃음기는 녹아들었다. 취재진과 공간을 구분하는 철망에 몸을 기대고 가장 먼저 “힘들다”고 말했고 “확신보다는 간절함을 가지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구본길은 믹스트존을 떠나면서 “결승을 끝내고 웃으며 돌아오겠다”고 취재진에게 인사했다. 메달 색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가 어떤 각오로 결승에 임할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남자 사브르는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종목 순환에 따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편성되지 않았고,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한국은 9년간 타이틀 홀더 지위를 유지했다. 종목 2연패는 물론, 도쿄올림픽에서 아직 신고하지 못한 한국 펜싱 대표팀의 금메달을 위해 남자 사브르 검객들은 다시 한 번 칼끝을 모은다.

지바=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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