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제주 중학생 살해’ 백광석, 극단선택前 검거

국민일보

아슬아슬…‘제주 중학생 살해’ 백광석, 극단선택前 검거

입력 2021-07-29 06:00 수정 2021-07-29 10:15

동거하던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백광석(48)이 체포 당시 극단적 선택을 앞두고 있다 검거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18일 오후 6시8분쯤 백씨는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김모(16)군을 살해한 뒤 주택 2층 다락방 문을 통해 집 밖으로 나왔다.

앞서 이날 오후 3시16분쯤 백씨는 지인인 김시남(46)과 함께 주택 다락방 문을 통해 침입했으나 김씨는 20여분 뒤인 오후 3시41분쯤 혼자만 주택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이전까지 김씨 차를 타고 이동했던 백씨는 사건 직후에 홀로 도주행각을 벌였다. 이날 오후 10시51분쯤 김군 어머니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백씨의 행방을 추적했으나 애를 먹었다.

백씨는 특히 도주 과정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카드 대신 현금만 사용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동부서는 형사과 8개팀 39명 전원을 투입해 백씨의 행방을 뒤쫓았다.

경찰은 우선 백씨의 휴대전화 최종 기지국 신호가 제주시 삼양동에서 마지막으로 잡힌 것을 알아냈다. 이를 토대로 백씨가 범행 장소인 제주시 조천읍에서 택시를 탄 뒤 삼양동을 거쳐 도주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어 범행 장소가 골목에 있는 만큼 백씨가 택시를 잡기 위해 큰 도로까지 걸어 나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그 시간대 인근 주요 도로에서 삼양동 방면으로 지나간 택시를 CCTV를 통해 일일이 살펴봤다.

그 결과 33대의 택시를 파악했다. 형사들이 택시기사를 일일이 찾아가 탐문수사를 벌여 백씨가 제주시 이도동에 있는 실제 주거지로 도주한 사실을 알아냈다.

경찰은 그때부터 백씨의 도주 경로를 역추적했다. 다행히 시내권이라 CCTV를 통해 백씨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었다. 사건 당일 백씨가 주거지에 들렀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제주시 일도1동의 한 식당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고,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산 사실을 알아냈다.

경찰은 해당 식당과 편의점을 찾아가 백씨가 현금으로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계속 백씨의 행적을 쫓았다. 천신만고 끝에 백씨가 제주시 삼도2동에 있는 모 숙박업소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결국 사건 발생 20시간 만인 19일 오후 7시29분쯤 백씨가 묵고 있던 숙박업소 3층 계단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던 백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백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백씨는 사건 직후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그는 “김군을 살해한 뒤 나 역시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백씨는 구속돼 제주동부서 유치장에 입감 중이던 지난 22일 유치장 벽에 머리를 박아 자해하기도 했다.

경찰이 조금만 늦었다면 백씨의 형사처벌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는 데도 애를 먹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공소제기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공범 김씨는 직접 살해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으나 백씨가 김씨와 함께 김군을 살해했다고 자백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김씨는 백씨에게 600여만원의 빚을 진 상태로 채무 관계로 인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백씨가 과거에도 헤어진 연인을 상대로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러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범죄로 처벌받는 등 10범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적극적인 신변보호가 이뤄지지 않아 김군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김씨도 강간상해 등 10범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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