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군에서…구타·성추행·가스창고 감금 ‘가혹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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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군에서…구타·성추행·가스창고 감금 ‘가혹 행위’

공군 제18전투비행단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에 집단 괴롭힘
군 인권센터 “성추행 피해자 부실 초동 수사 이후에도 쇄신 찾기 어려워”

입력 2021-07-29 12:05 수정 2021-07-29 14:20
국민일보DB

공군 제18전투비행단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 1명을 상대로 수개월간 집단폭행과 성추행, 감금 등의 가혹행위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군인권센터는 가해자인 선임병 중 1명은 이미 인권침해 가해행위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데도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통해 강릉에 있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 생활관·영내 등에서 병사 간 집단폭행, 가혹행위, 성추행 피해 발생을 확인했다”며 “가혹행위는 피해자가 올해 초 비행단에 신병으로 전입한 뒤 약 4개월간 지속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소속 부대는 동기생활관을 사용하지 않고 선임병 4명과 피해자가 같은 생활관을 쓰도록 편성했다. 피해자인 후임병은 선임병들로부터 집단괴롭힘을 비롯한 가혹행위를 당해야 했다.

군인권센터 측은 지난 6월 피해자가 일과시간 종료 뒤 선임병들에게 부대 용접가스 보관창고로 끌려간 사건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창고 안에 감금하고 박스 조각에 불을 붙여 집어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피해자가 가스창고에서 탈출하자 “다음에도 잘못하면 여기 가두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선임병들은 수시로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전투화에 알코올 손소독제 등을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폭언·욕설 ▲구타·집단폭행 ▲성추행 ▲감금 ▲전투화에 알코올 소독제 뿌려 불붙이기 ▲공공장소에서 춤 강요 ▲헤어드라이어로 다리 지지기 등의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군사경찰대대 수사관에게 직접 신고했지만 생활관에서만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를 다른 부대로 전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는 식당 등 부대 편의시설에서 가해자들을 계속 마주쳐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가 겪은 가혹행위와 병영 부조리는 이전에 다른 피해 병사에 의해 신고된 바 있으나 결국 가해자들이 가벼운 징계만 받고 다시 본래 생활관으로 복귀하는 일이 반복해서 발생했다. 가해자 4명 중 선임병 1명(병장)은 이미 인권침해 가해행위에 가담한 전적이 있는 병사인데도 일벌백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군인권센터는 “간부들이 보관창고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병사들에게 헬프콜 이용·군사경찰 신고 대신 간부를 찾아오라고 교육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신고창구를 이용하지도 못하게 했다”며 “강력 범죄가 장기간에 걸쳐 다수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신병을 확보하지 않고 그대로 둔 18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군검찰도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공군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부실한 초동수사 이후로도 반성과 쇄신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과 즉각 구속은 물론 공병대대 대대장을 포함해 가해행위 옹호, 묵인에 가담해 온 소속 간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한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걸 방치한 공병대대장은 즉시 보직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제18비행단장, 18비행단 법무실장과 군검사 등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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