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창고에 신병 가두고 불 붙인 공군 선임병사들

국민일보

가스 창고에 신병 가두고 불 붙인 공군 선임병사들

입력 2021-07-29 16:45


공군 선임병사들이 신병을 가스 보관창고에 가두고 불까지 붙이는 등 4개월에 걸쳐 가혹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은 이 사실을 신고 받은 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제대로 분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29일 “제보를 통해 강원도 강릉에 있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에서 선임들의 집단 폭행, 성추행 등 가혹행위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올해 초 비행단 신병으로 온 A이병은 선임 4명과 함께 생활관을 썼다. 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폭언과 욕설이 이어졌다고 한다. 식단표를 외우지 못하면 욕을 들었고 ‘딱밤 맞기 게임’을 빌미로 이마를 수시로 구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일과시간을 마친 A이병을 용접 가스 보관창고에 가둔 뒤 “잘못한 게 많아서 갇히는 것이다”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불을 붙인 박스 조각을 창고 안에 집어던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선임들은 이후에도 A이병을 토목 장비 창고에 감금하거나 성기를 손가락으로 때리는 등 1시간 넘게 집단폭행과 추행을 했다고 한다. 센터는 가혹행위가 지난 20일까지 이어졌고, 가해자 총 6명(타 생활관 2명 포함) 중 한 명은 이미 인권침해 행위에 가담한 적이 있는 병사라고 덧붙였다.

참다못한 A이병이 군사경찰대대 수사관에게 피해를 알렸지만 대대는 가해자들의 생활관만 분리했다. 가해자들을 타 부대로 전출시키지 않은 터라 식당 등 편의시설에서 피해자와 계속 마주치게 된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더군다나 센터는 평소 대대장 등이 신병 면담에서 병영 부조리를 헬프콜이나 군사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자신들에게 알리라 교육했다고 주장했다. 간부들이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으로 논란이 이는 가운데 이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에 더해 이를 옹호하고 묵인한 간부들에게도 인사조치 등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공군 인권침해 사건 발생 시 피해자 보호조치 등의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보고 이를 보완하라”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또 공군에서…구타·성추행·가스창고 감금 ‘가혹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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