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팍팍한데, 라면 너마저…우윳값 등 줄인상 예고

국민일보

살기 팍팍한데, 라면 너마저…우윳값 등 줄인상 예고

입력 2021-07-29 17:19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세계적인 기상이변과 코로나19가 합작한 ‘가격 인상 요인’이 신선식품뿐 아니라 가공식품에까지 파고들었다. 일각에서는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라면 가격 인상이 하반기 물가 인상의 신호탄이 됐다. 농심은 다음달 16일부터 신라면, 육개장사발면 등 주요 라면 제품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한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오뚜기도 다음 달 1일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하기로 했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올린 것은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농심은 2016년 12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두 회사는 라면가격 인상을 ‘부득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최근 팜유,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도 상승하면서 원가 압박이 누적돼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라면가격 인상에 결정적인 요인은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는 국제 소맥(밀가루 원재료) 가격 급등이다. 소맥뿐 아니라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올 들어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지역의 폭염과 폭우, 중국 시장 수요 증가, 러시아 작황 부진 등이 곡물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소맥 선물 가격(5000부셸·1부셸은 약 27㎏)은 지난 28일(현지시간) 69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90달러보다 40% 이상 올랐다. 물가 비상은 지금 세계적인 상황이다.

선물 시장에서 소맥 가격 인상은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국내 주요 제분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가격 상승 요인이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반영되는 상황이다. 제분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B2B(기업 간 거래) 계약을 할 때 가격인상률을 10% 안팎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 타자는 ‘우유’가 될 전망이다. 낙농진흥회는 다음달 1일부터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으로 올리기로 했다. 가장 최근 우유 가격이 오른 때는 2018년(4원·0.4% 인상)이다. 매일유업은 2013년 이후 우유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유업계에서는 우유가격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8년보다 원유 인상폭이 큰 데다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 등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8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으며 버텨왔는데, 원유 가격 인상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용 밀가루 출고가도 2013년 1월 이후 8년여 만에 인상될 조짐이 보인다. 밀가루와 우유 가격이 오르면 제과업계와 카페 시장도 영향을 받게 된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인상된다고 당장 가격을 올리겠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상당히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연말쯤 다시 한번 가격 인상이 훑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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