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렇게 배웠다고!” SNL 본 찐 인턴 반응[꿍딴지]

국민일보

“우린 그렇게 배웠다고!” SNL 본 찐 인턴 반응[꿍딴지]

SNL 꽁트 ‘인턴기자’ 에 ‘현실 고증 제대로’ 평가 이어져
“희화화? 우리의 애씀이 저렇게 보이나 씁쓸하기도”

입력 2021-09-17 18:00 수정 2021-09-17 18:19

“일단은, 좋은 질문? 지적? 아무튼 감사합니다”

현실 반영 100%의 능청스런 연기에 웃음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어. SNL코리아의 ‘인턴기자’ 꽁트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야. 인턴 꿍미니도 이 장면을 보면서 감탄했지 뭐야. “맞아! 진짜 저래!” 하고 말이야.

SNL코리아는 11일 ‘위클리 업데이트’라는 코너에서 인턴기자 꽁트를 보여줬어. 배우 주현영님이 인턴기자로 나와서 발표나 면접자리에서의 20대 사회초년생 여성 특유의 화법을 흉내내며 MZ세대의 공감을 이끌었지. 처음엔 긴장했지만 똘망하게 말하던 인턴기자가 앵커의 공격적인 질문 공세에 당황하다가 울며 뛰쳐나가는 것으로 꽁트는 끝나.

“연기 되게 잘한다” 감탄하며 노트북을 닫으려는데, 인턴기자 꽁트에 논란이 일어났다는 기사가 보였어. “현실 고증 제대로다” “내 친구가 딱 저런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젊은 여성 희화화 아니냐” “여성을 무능하게 보는 프레임이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해.

실제 사회초년생 20대 여성들은 이 인턴기자 꽁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국민일보의 20대 여자 ‘인턴기자’ 5명이 모여 SNL 꽁트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눠 봤어.

※이름은 각 인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따온 익명을 사용했어.


공감 100%, 우리는 저렇게 말하라고 배웠다고!

SNL 캡처

민초 : 사회 초년생으로서 똘똘하게 말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긴장이 새어 나오는 그 미묘한 포인트를 잘 연기한 것 같아. 또 ‘질문? 지적?’ 하면서 적절한 단어를 고르는 거나 ‘그 부분은 인정을 하는데’ 같은 말이 20대 여자들 특유의 ‘둥글게 둥글게’ 화법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공감됐어.

따뜻한 파인애플(따파) : 처음에 인턴기자가 “젊은 패기로 신속정확한 뉴스를 전달한다”라고 말하잖아. 면접 보기 전날 유튜브에 ‘면접에서 합격하는 1분 자기소개’ 같은 거 검색해본 사람들이 많이 공감했을 것 같아. 우리는 저렇게 말해야 좋은 첫인상을 가질 수 있다고 배웠거든. 사실 실질적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말이지. 20대에게 너무 패기와 혈기만 기대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올리브 : 사실 우리, 지금까지 발표할 때 저렇게 하라고 배우지 않았어? SNL에서도 인턴기자가 손가락으로 하나를 가리키면서 강조하는데, 나도 강조할 때는 제스처를 꼭 쓰라고 배웠던 것 같아. 질문이 들어오면 ‘질문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비슷하고. 학교에서 배웠던 발표법을 넣어 놓은 것 같아서 공감됐어.

데자와 : 발표법에서 그렇게 배웠다는 거 완전 공감이야. 생각해보면 중학교 고등학교 ‘화법과 작문’ 시간에 배웠던 토론 수업에서도, 취업 준비하며 토론 면접을 대비할 때도, 상대가 어떤 말을 하든 일단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걸 기본적으로 배웠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는 맥락이었겠지만 우리가 ‘좋은 지적을 감사해하는 것’에 기계적으로 익숙해졌나 봐.

고수 : 나는 유튜브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왜 저런 꽉 눌린 고구마 발성이 나는지에 대해 분석한 영상을 봤어. 아나운서들이 신뢰감 주는 발성을 할 때 후두를 내린다고 하더라고? 후두를 내리면서도 발음에는 문제가 없게. 그런데 사회초년생들이 발표, 말을 잘 하려고 후두를 내린 발성을 하면 훈련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혀가 뒤로 말려 들어간다는 거야. 한번 혀를 뒤로 눌러서 힘을 준 다음에 말을 해봐. 그러고 보니까 나도 발표할 때 목이랑 입안에 힘을 엄청 주는 것 같네?

울며 뛰쳐나가는 인턴기자, 젊은 여성 희화화? “안타까움 더 컸다”

SNL 캡처

올리브 : 나는 마지막에 울면서 뛰쳐나가는 부분을 보면서 “저렇게까지 표현할 필요가 있었나” 생각이 들긴 했어. 사실 저렇게 울면서 뛰쳐나가는 일이 흔한 건 아니잖아. 학교나 회사 발표 때도 그러지 않는데 생방송 뉴스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리고 울면서 뛰쳐나가는 게 똑부러짐, 냉철함 같은 기자라는 직업의 이미지에 너무 반대되는 행동이다 보니 본래 의미보다 더 희화화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

민초 : 난 사실 앵커의 반응이 좀 더 눈에 들어왔는데, 초반 인턴기자의 당찬 목소리에 ‘쟤 왜 저래’하는 식으로 쳐다보잖아. 잘하려고 애쓰는 우리 세대의 모습을 다른 세대들은 그런 시선으로 봤었나 싶기도 해서 씁쓸했어.

고수 : 나도 앵커에게 눈길이 갔어. 물론 개그의 요소겠지만 앵커의 윽박지르고 몰아붙이는 태도를 보고 좀 놀랐어. 사회초년생이든 아니든 다른 사람이 자기한테 소리를 지르고 몰아세우는 걸 아무렇지 않게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앵커와 인턴기자의 모습 중 사회초년생의 미숙한 모습만 화제가 되고, 웃음거리가 된다는 게 우리 사회가 수직적인 관계에서의 호통에 익숙해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 씁쓸해졌어.

데자와 : 면접 스터디 같은 거 했을 때 ‘압박 면접’을 대비했던 기억이 떠올랐어. 면접관이 숨을 탁탁 조여오는 질문을 해도 무조건 침착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하잖아? 면접관의 압박 면접은 지원자를 검증해야 하니까 허용되는데 지원자들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평정을 잃지 말아야하고. 이게 현실인 것 같아.

따파 : 여성 희화화까지는 못 느꼈는데 I(MBTI 내향형 ‘I’)에 대해 판단한 게 좀 그랬어. 우리 인턴기자 5명 중 4명이 I에 해당하거든. 여자라서 울면서 뛰쳐나갔다는 것보다 I라서 저렇다고 평가하는 게 더 기분 나빴지. 우린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하고 약해 보이지만 내면은 꽤나 단단한 걸? 20대 I들 인정하지?

‘인턴기자’ 보고 인턴기자가 하고 싶던 말

SNL을 보여 이야기 나누는 국민일보 인턴들

올리브 : SNL 인턴기자를 보면서 같은 세대로서 괜히 짠하고 동질감 들더라고. 근데 이건 인턴기자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기업 인턴이나 학교 발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니까. 나였어도 저런 상황이었다면 엄청 당황했을 것 같거든. 나는 SNL 인턴기자의 모습이 조롱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해. 성인으로서 처음 사회를 배워가고 적응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니까.

민초 : 맞아. 어쨌든 인턴기자 꽁트에서 나온 떨리는 목소리나 허우적거리는 손짓 같은 것들, 결국 다 잘하려는 마음에서 나온 거잖아. 다들 미숙한 시절은 있었을 테니, 우리의 미숙한 모습도 너무 놀림거리로만 삼지는 말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면 좋겠어.

고수 : 목소리는 솔직히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이거 보니까 괜히 신경 써야 될 것 같네? (실제 메모) 부장님께 보고할 때 꽉 눌린 목소리 안나오게...메모 메모...

따파 : ‘방과 후 설렘’이라는 MBC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오은영 박사님이 아이돌 준비생들에게 “잘 부탁드립니다” 대신에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는 새로운 인사말을 제시했는데 혹시 본 적 있어? 사실 아이돌뿐만 아니라 20대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질문? 지적? 아무튼 감사합니다” 등은 자주 쓰는 인사말이거든. 우리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바꿔 말해보는 건 어떨까?

데자와 : 이 SNL 영상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많았잖아? 사실 그것 자체로 잘 만든 영상이 아닌가 싶어. 이걸 보고 웃은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를 웃겼으니까 성공한 개그이고, 이걸 보고 불편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만큼 현실이 잘 반영됐다는 거니까.

우리 꿍민이들은 SNL 인턴기자 꽁트를 보며 공감했던 부분, 그리고 한 번 생각해 볼 지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나눠봤어.

유쾌하고 재미있게 본 꽁트지만, 혹시나 자기가 영상 속 인턴 기자와 비슷하게 말한다고 주눅드는 사람은 없길 바라는 마음이야. SNL 인턴기자도 다음 번엔 조사 더 열심히 해와서 “지금까지 인턴기자 주현영이었습니다!”하고 당당하게 보도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인턴기자를 포함한 사회초년생들 다 화이팅이야!

김미진 인턴기자
천현정 인턴기자
박채은 인턴기자
노혜진 인턴기자
한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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