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왜 이렇게 차가워?” 화이자 1차 맞고 숨진 30대

국민일보

“아빠 왜 이렇게 차가워?” 화이자 1차 맞고 숨진 30대

입력 2021-09-26 05:25 수정 2021-09-26 10:41

두 아이를 둔 30대 가장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숨졌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1차 접종 후 하루아침에 제 남편과 두 아이의 아빠를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지난 24일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숨진 남성의 아내라고 소개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2주 만에 사망한 고모씨의 아내”라며 “제 남편은 만 35세이며, 제 나이는 만 31세다. 첫아이는 8살이고 둘째는 이제 겨우 세 돌이 지났다”고 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남편은 8월 30일 오전 9시쯤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청원인은 “기저질환도 없고 비흡연자이며 지극히 건강한 남편은 다음 날부터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다. 의료진은 원인불명의 폐렴 및 폐부종 소견을 냈다”면서 “남편의 죽음으로 양쪽 가족과 나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비로소 알게 됐다”고 했다.

또 청원인은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아이들은 ‘아빠가 왜 이렇게 차갑냐’ ‘아빠는 언제 나아서 같이 놀러 갈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며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빠의 퉁퉁 부은 아픈 모습이나마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차갑게 식어버린 손이라도 한 번 더 잡게 해주는 것뿐”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두 아이에게 아빠가 너무 아파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해주니 이해를 한 건지, 못한 건지. 엄마가 계속 울까봐 슬픈 내색조차 없었다”면서 “백신 접종 후 부작용 관련 증상과 경과도 질병관리본부에 즉시 보고했고 통증이 있던 날부터 내내 병원치료를 했다. 그 과정에서 살아날 방법은 없었던 걸까”라고 반문했다.

“이 황망하고 믿겨지지 않는 일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몰라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됐다”고 한 청원인은 “당장 슬퍼할 겨를도 없다. 우리 가족은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었고 전업주부인 나는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밥벌이를 해야 할지…. 사실 그것이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남편의 사망 원인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도 추후 그 결과를 갖고 남편의 죽음이 화이자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밝히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가 너무 적다”며 “가만히 손 놓고 정부가 내리는 결론을 기다리고만 있기엔 너무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2~24일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는 18명 늘어 총 671명이 됐다. 이 가운데 8명은 화이자 백신, 7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명은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 다만 추진단은 신규 사망자 모두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내 가족이 겪은 이 일은 누구에게나 어떤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참담한 일이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부디 접종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관한 정확한 대책과 구체적인 매뉴얼을 구성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26일 오전 5시 기준 2만3486명의 동의를 얻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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