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1000원의 밥상’… 행복을 전하는 식당 사연 [아살세]

국민일보

11년째 ‘1000원의 밥상’… 행복을 전하는 식당 사연 [아살세]

입력 2021-10-11 00:08 수정 2021-10-11 00:08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1,000원짜리 백반 사진. 커뮤니티 캡처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벌써 2년이 다가옵니다. 자영업자들은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 어려운 때에 ‘1000원 밥상’을 내놓는 식당이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1년째 논란 중인 식당’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흑미밥과 된장국, 세 가지 반찬이 담겨 있는 사진과 함께 “11년 동안 이렇게 차려주고 1000원을 받는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이걸 정식이라고 내놓는 집”이라면서 “식당이 적자라 사장이 투잡까지 뛴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일보는 10일 게시글에 언급된 식당으로 연락을 취했습니다. 이 식당은 2010년 8월부터 10년 넘게 백반을 팔고 있다고 합니다.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 있는 ‘해 뜨는 식당’이 그곳입니다. 현재도 1000원을 받고 밥상을 차립니다.

어머니를 이어 딸 김윤경씨가 2대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1000원만 받고 백반을 내놓는 이유를 묻자 “1000원이라는 밥값은 그냥 드리는 무료급식이 아닌, 내가 돈을 내고 먹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 드리려는 금액이에요. 그래야 더 드시고 싶으실 때 더 달라고 하실 수 있고. 저희는 리필이 가능하거든요”라고 답했습니다.

'해 뜨는 식당'의 내부 모습. 김윤경씨 제공

1000원 백반을 만든 이유는 뭘까요. 돈을 아끼려고 끼니를 거르는 상인이나 독거노인에게 한 끼 밥상과 행복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김씨는 한 달에 평균 100만~200만원 적자를 보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베풀었던 어머니 뜻을 이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씨의 어머니는 2015년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까지 식당을 계속 운영해 주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이 식당은 오랜 세월 소외계층에게 버팀목이 돼 주었습니다. 하지만 턱없이 싼 밥값에 식당은 늘 적자를 볼 수밖에 없어 후원을 받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만만치 않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험 일을 하면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저도 먹고살아야죠”라며 웃었습니다.

김씨는 “많은 분이 응원 문자에 후원참여 방법도 물어보시고, 정성을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것으로 식당에 오시는 분들에게 대접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기에 매일 아침 밝은 해가 뜨는 것 같습니다. ‘해 뜨는 식당’의 따뜻한 배려에 우리 이웃은 오늘도 배가 부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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