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기의 시대’…발전을 어찌할꼬

국민일보

바야흐로 ‘전기의 시대’…발전을 어찌할꼬

입력 2021-10-17 13:31 수정 2021-10-17 13:38

전 세계의 자동차 숫자는 10년전에 이미 10억대를 넘어섰다.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종언은 오는 2025년이다.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주요 선진국 대부분은 이때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도심 진입을 막기로 했다. 굵직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찌감치 내연기관 생산종료 시점을 이 해로 정해놨다.

이유는 바로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각국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급감하는 목표를 설정해 협정당사국들에 제출했다. 미국은 그 당시 26~28%의 탄소배출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했고, 유럽연합은 무려 40%, 중국은 60%이상, 한국은 37%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탄소배출 감축의 핵심은 바로 자동차다. 석유를 태울 때 발생하는 탄소 때문이다. 동력을 석유에서 전기로 바꾸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여겨지던 자동차는 청정 이동수단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바야흐로 전기의 시대가 도래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 ‘혁명적’ 전환이 순조로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전기의 최종 소모지가 자동차라 해도 최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어떻게 줄일 것이냐가 관건이다. 미증유의 전력을 생산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화력발전소 위주로는 결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없다. 자동차 석유 소모를 막으려다 되레 발전소용 석유 사용을 급격하게 늘리는 악수(惡手)가 될 개연성이 크다.

탄소배출 없는 전력생산은 이제 인류의 미래 과제다. 기후 변화에 전혀 관심이 없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권력을 양도받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그래서 탄소배출 제로 전기 생산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진행했다.

화력발전소를 점차 없애고, 전기 생산을 원자력 수력으로만 진행하겠다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주요 석유생산국인 미국의 정가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소속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거셌다. 대표적인 중도파 상원의원인 조 맨친 3세(웨스트버지니아)가 강력 반대하면서 청정 전기생산법안은 하원에 제출되지도 못했다.

그러자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 하원 및 상원 지도부와 머릴 맞대고 ‘탄소배출세’ 법안을 만들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탄소배출세법을 추진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법안의 핵심은 탄소를 배출하는 모든 종류의 기업과 공장, 산업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일정액을 일괄 부과하는 게 아니라 탄소배출량을 측정해 그에 따른 세금액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이같은 방법이 가장 효과적으로 탄소배출을 막는 제도적 해결방안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고민은 탄소배출세가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전통적으로 법인세조차 인상을 꺼리는 미국 기업들의 반대가 거세질 것인데다, 탄소배출세까지 부과하면 상품 가격이 올라 안 그래도 코로나19 발(發) 인플레이션 공포가 불어닥친 미국 경제에 또 다른 암운이 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중산층에게까지 세금 부담을 전가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행정부로선 환경적 정의를 대변해야 하지만, 이 과제가 결국 차기 선거에서 표를 깎아 먹는 자멸의 길이 될 수 있는 딜레마에 처했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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