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정치인이 합장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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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정치인이 합장을? 어떻게 봐야 할까

미래목회포럼, ‘기독교인 공직자와 타 종교예식 참여 주제’로 정기포럼 개최

입력 2021-10-17 14:10 수정 2021-10-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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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박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목회포럼 정기포럼에서 발제자로 참석해 기독교인 공직자의 타종교 예식 참여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 기독정치인이 최근 불교 장례 예식에 참석해 고인에게 합장으로 조의를 표했다. 이를 두고 기독교 안에선 두 가지 반응이 나왔다. 한 쪽에선 합장은 불교 예배 한 방법이므로 기독정치인으로서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다른 한 쪽에선 단순한 인사법일 뿐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독정치인이나 기독공직자가 정치적 목적이나 공무수행을 위해 타종교가 믿는 신을 경배하는 행위를 해도 될까. 불가피하게 경배하는 행위를 하긴 하지만 마음으로 경배하지 않으면 괜찮은 것일까. 단순히 의례로써 참여하는 건 허용 가능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이상원 박사(전 총신대 교수)는 “기독정치인이나 기독공직자는 정치적 목적이나 공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여호와 하나님과 더불어 다른 신을 함께 섬기고자 하는 시도를 하는 건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지난 14일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독교인 공직자의 타 종교예식 참여’라는 주제로 열린 미래목회포럼(대표 오정호 새로남교회 목사) 정기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해 “십계명 중 제1계명은 여호와 하나님 이외 다른 어떤 신을 경배하는 걸 금하고 있다”며 “이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며 모든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삶 영역에서 활동할 때 적용돼야 하는 절대적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1계명은 다른 계명과 마찬가지로 행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따라서 마음으로 다른 신을 두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신을 숭배하는 행위를 하면 그 자체로 제1계명을 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박사는 타종교 숭배의식에 단지 관전자로 참여하는 것을 제1계명을 범한 행위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참여를 자제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조언 했다.

그는 “타종교에서 초청하는 목적은 진정한 마음과 태도로 동참해 달란 뜻을 담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기독정치인이나 기독공직자가 마음으론 타종교를 거부하면서 자기 자신의 특정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건 정직해야할 기독교인의 처신에 어긋나는 위선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체면 유지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상대방에게 불신을 심어 주고 장기적으로는 정치적 신뢰나 공직자로서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타종교인이 별세했을 때 장례식에 참여해 조문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어느 종교든지 장례예식은 두 가지 목적을 지닌다. 하나는 신을 숭배하고 고인의 사후의 행로를 결정하는 종교적 목적이고, 다른 하나는 고인을 떠나보내고 남은 자들이 고인을 잃을 슬픔으로부터 점차 벗어나서 일상으로 돌아오는 걸 도와주는 현실적 목적”이라며 “기독교인은 전자의 의미로 의식에 참여해선 안 되지만, 후자 의미에선 조문을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합장에 대해선 “불교 장례예식에서 합장은 부처에게 절을 한다는 의미도 있으나 ‘살아 있는 사람들’과 서로 인사를 나눈다는 의미에서 불교 특유 인사법이므로, 사찰 관계자들과 만나 합장으로 서로 인사 나누는 건 불교문화를 존중해 준다는 의미에서 허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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