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35년까지 공공서비스 균등화”…공동부유 띄우면서도 ‘복지 함정’ 경계

국민일보

시진핑 “2035년까지 공공서비스 균등화”…공동부유 띄우면서도 ‘복지 함정’ 경계

中공산당 이론지, 시진핑 ‘공동부유’ 연설 공개
단계별 이행목표 제시
“복지주의 함정, 탕핑 경계해야”

입력 2021-10-17 17:0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회주의 현대화 목표 시점으로 삼은 2035년까지 교육, 의료 등 공공 서비스의 균등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국정 기조로 제시한 ‘공동 부유’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타임라인과 세부 과제가 공개된 것이다. 공동 부유는 내년 가을 열리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이는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놓은 과제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는 지난 8월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이 한 연설 내용을 16일 공개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 핵심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당시 회의에서 “공동 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인 요구이자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큰 구상만 제시했다. 치우스가 공개한 연설문은 공동 부유를 위한 단계별 이행 목표를 담고 있다.

시 주석은 우선 “양극화와 불공평한 분배를 없애야 한다”며 개인소득세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본소득 관리를 규범화하고 탈세나 주가 조작 등 경제 범죄를 엄벌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특히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적용되는 1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4·5계획) 기간 주민간 소득 및 실제 소비 수준의 차이를 점차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2035년까지 공공 서비스의 균등화를 실현해 21세기 중반에는 소득과 소비 수준 격차를 ‘합리적 구간’ 내로 좁힌다는 구상이다. 공공 서비스의 균등화는 저소득층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도·농간 의료 보장 격차를 좁혀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시 주석은 또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며 주택 공급 및 장기임대 정책도 손보겠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언급한 2035년은 중국이 사회주의 현대화를 달성하겠다고 정해놓은 시점이다. 중국은 신중국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룬다는 장기 목표를 갖고 있다.

다만 시 주석은 연설에서 게으른 사람까지 정부가 먹여 살리는 ‘복지주의의 함정’이나 최근 중국 MZ세대의 새로운 풍조로 번진 ‘탕핑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다”며 “공동 부유는 모두가 동시에 부유한 수준에 도달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사회 계층의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면서 “탕핑주의를 피해야 한다”고 했다.

탕핑주의는 취업난과 치솟는 집값으로 인한 중국 젊은이들의 박탈감을 상징하는 말로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며 가만히 누워 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공산주의 정권의 최대 위협이라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웨이보 등 SNS상에서 탕핑을 검색 금지어로 지정하기도 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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