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녹아 육지생활하는 북극곰…물범 대신 사슴 잡아

국민일보

빙하 녹아 육지생활하는 북극곰…물범 대신 사슴 잡아

입력 2021-11-30 05:45 수정 2021-11-30 05:45
rfi 홈페이지 캡처.

북극곰이 육지동물인 사슴을 쫓아가 잡는 장면이 포착됐다.

28일 AFR, RFI 등의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그단스크대의 생물학자 이자벨라 쿨라스체비츠가 이끄는 연구팀은 북극곰이 순록과 같은 육지 동물사냥을 늘리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과학 저널 ‘극지 생물학(Polar Biology)’에 실었다.

해당 연구팀은 지난해 8월 21일 스발바르의 폴란드 과학기지 인근에서 암컷 북극곰 한 마리가 바닷물로 들어가 사슴을 쫓아가 잡아챈 뒤, 뭍으로 가져와 먹는 장면을 목격하고선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북극곰이 고지방·고칼로리의 고리무늬물범이나 턱수염바다물범 등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슴을 먹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uronews 영상 캡처.

연구팀은 북극곰의 사슴 사냥 이유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육지에 남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육지 동물을 사냥하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논문의 공동 저자인 노르웨이 극지연구소의 욘 아르스는 “사슴은 더 긴 시간을 육지에서 보내야 하는 일부 북극곰에게는 중요한 사냥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925년 이후 스발바르에서 순록사냥이 금지되며 순록 개체 수가 늘어났다는 점도 이유로 거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극곰의 사슴 사냥이 북극곰 개체 수 보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의견을 제기했다. 북극곰은 육지에서 사슴을 쫓을 수 있을 만큼 빠르지 않으며, 눈치가 빠른 사슴을 잘 잡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앨버타대의 앤드루 데로셔 교수도 “북극곰 개체를 유지할 만한 충분한 얼음이 없어 스발바르를 포함한 바렌츠해의 북극곰은 금세기에 자취를 감추는 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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