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흥우] 여성장군

국민일보

[한마당-이흥우] 여성장군

입력 2014-10-14 02:10

기사사진

청와대에서 하는 장군 진급 및 보직 신고에는 3성 장군 이상만 참석한다. 그러나 2002년 1월 2일 신고식 땐 별 하나 초짜 장군이 별 셋, 네 개를 단 장군들과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초짜 장군이 우리나라 여성 장군 1호였기에 이런 이벤트가 가능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직접 양승숙 간호사관학교장에게 장군의 상징, 삼정도를 수여하며 최초의 여성 장군 탄생을 축하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여성 장군 탄생이 한참 늦었다. 미국 1970년, 프랑스 1976년, 중국은 1955년 최초로 여성 장군을 배출했고, 러시아의 경우 1993년 11명이 한꺼번에 별을 달았다. 양 장군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장군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얼마 전 단행된 군 정기 인사에서도 육군교육사령부 교리기획처장 김귀옥(여군 31기) 대령이 준장 진급 대상자에 포함됐다. 김 대령이 내년 정식으로 별을 달면 열 번째, 전투병과 출신으로는 두 번째 여성 장군이 된다. 역대 여성 장군 10명 가운데 7명이 간호병과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전투병과 여성 장군 탄생은 여군의 역할과 영역이 시나브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역 여성 장군은 진급 예정인 김 대령을 포함해 최경혜 간호사관학교장, 이은수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법무) 3명으로 창군 이래 가장 많다. 군은 9000여명 수준인 여군을 내년 1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장교 정원의 7%, 부사관 정원의 5%까지 여군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잠수함 근무를 제외하고 진출하지 않은 병과가 없을 정도로 여군의 활약 또한 대단하다. 여군은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 직종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육·해·공군에서 모두 여성 4성 장군이 탄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50년 여군 창설 이래 별 두 개 이상 단 장군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예비역 장군 10명 모두 준장이다. 지금 여군의 활약상으로 볼 때 유리천장이 깨질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여성 소장, 중장, 대장이 나오면 적어도 군대 내 성추문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이흥우 논설위원 hwlee@kmib.co.kr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