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장지영] 공부하는 운동선수

국민일보

[한마당-장지영] 공부하는 운동선수

입력 2014-10-27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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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명문 교토대학 출신이 프로야구 선수가 돼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교토대 공대 화학공학과 4학년 다나카 에이스케(22). 대학 야구부에서 활동해온 다나카는 지바롯데 마린스에 2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프로 무대에 서기 위해 취업이 내정됐던 대기업 미쓰이물산을 퇴사하기로 했다.

교토대학 출신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된 경우는 다나카가 처음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선수 출신의 의사와 변호사가 나오기도 한다. 모든 학교 스포츠가 방과후 활동인 미국은 아예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공부하는 운동선수’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퍼져 있지 않은 편이다. 그래도 지난해부터 운동하는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려는 시도가 스포츠계 전반에서 점차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학교체육진흥법의 주요 내용 중 한 가지인 최저학력제가 대표적이다. 학생 선수들은 일정 과목의 학업성적이 해당 학년 교과별 평균성적 대비 일정 비율 이상이 돼야만 대회 참가가 가능한 제도다.

그런데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체육계 일부에서는 이 제도 시행 이후 운동에 대한 학생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와 훈련량 감소로 경기 성적이나 기록이 좋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실제로 일부 학생 선수들 스스로 매일매일 운동하기도 힘든데 공부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야구나 축구처럼 프로 리그가 활성화돼 있어서 운동만 잘해도 해당 종목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문이 넓은 인기종목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학생 선수들 가운데 프로 무대 또는 국제 레벨의 선수가 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이 부상 등 여러 이유로 운동을 그만뒀을 때 공부를 병행하지 않은 경우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자칫 낙오되기 쉽다.

아직 최저학력제가 정착되지 않은 탓에 불만이 나오긴 하지만 공부하는 운동선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제는 운영의 묘를 찾을 때다.

장지영 차장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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