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재찬] 황금률(The Golden Rule)

국민일보

[한마당-박재찬] 황금률(The Golden Rule)

입력 2015-02-0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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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 12절)

예수의 산상수훈에 등장하는 이 구절은 성경의 ‘황금률’로 불린다. 기독교 윤리의 핵심이자 인간관계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의 금과옥조로 누가복음 6장 31절에도 거의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황금률’이란 별칭이 붙은 건 3세기 로마제국의 24대 황제인 세베루스 알렉산더가 이 글귀를 금으로 써서 거실 벽에 붙여놓은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다른 종교에서도 ‘황금률’과 유사한 금언을 찾아볼 수 있다. 예수님 시대의 유명한 유대교 랍비였던 힐렐은 ‘토라(Torah·유대교 경전)를 꿰뚫는 핵심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한 이교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네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타인에게도 하지 말라.” 이슬람교에서도 코란을 통해 ‘나를 위하는 만큼 남을 위하지 않는 자는 신앙인이 아니다’라고 가르친다. 힌두교 경전격인 ‘마하바라타’는 ‘내게 고통스러운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권면하고 있다.

중국 고전에도 등장한다. 논어 12장에 나오는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己所不慾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는 구절과 맹자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즉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말도 성경의 황금률과 일맥상통하는 메시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5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성경의 황금률을 언급했다. 이슬람국가(IS)의 잔인한 폭력성을 지적하면서 바른 신앙인의 자세를 강조하던 중에 이 구절을 꺼내들었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황금률을 되새기게 만드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다. 나라 전체를 부끄럽게 만든 ‘땅콩 회항’ 사건이나 백화점 주차장의 ‘갑질 고객’이며, 대학교수와 군 지휘관들의 파렴치한 성추행 사건들…. 아예 실정법으로 ‘황금률’을 못 박아야 할까.

박재찬 차장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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