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공보수석과 홍보수석의 차이

국민일보

[한마당-정진영] 공보수석과 홍보수석의 차이

입력 2015-06-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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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홍보수석이 처음 생긴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였다. 이전까지 있던 공보수석의 명칭이 바뀐 것이다. ‘공보’에서 ‘홍보’로 기껏 한 글자 고쳤지만 의도는 높이 평가할 만했다. 공보와 홍보는 커뮤니케이션학 관점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공보는 정책을 일방통행으로 알린다는 개념이 강하다. 반면 홍보는 쌍방향 소통이 강조되는 용어다. 영어로 공보는 ‘나를 따르라(Follow me)’, 홍보는 ‘나를 사랑해 주오(Love me)’라는 표현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참여정부는 홍보를 주창하면서도 실제로는 다수 언론을 적대시한 채 국민들을 대상으로 공격적 공보에 치중했다. 그 결과 역대 어느 정권보다 정책 홍보에 실패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명박, 박근혜정부에 이르기까지 홍보수석 명칭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공보보다는 홍보의 가치가 크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초 의도했던 홍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잦다. 현 정부 들어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이제 집권 3년 차인데 벌써 네 번째 홍보수석이다. ‘홍보수석 자리는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정책 홍보 활동이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지 못한 탓이다.

네 번째 홍보수석인 김성우씨의 경우는 어떤가. 마음에 안드는 기사를 실었다는 이유로 국민일보에만 ‘메르스 공익광고’를 싣지 못하게 한 외압 정황이 역력하다. 홍보의 제1원칙인 설득과 공감보다는 일방의 지시와 권위적 통제에 익숙한 공보 마인드만 있는 것 같다.

정책 홍보에 대한 박 대통령의 관심은 지대하다. 참모들의 홍보마인드 부족을 자주 지적한다는 보도도 있다. 자신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홍보 탓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수석이 국민일보에 과민 대응을 한 것도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나머지 절박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떻든 이 정도면 다시 공보수석으로 이름을 바꾸든지 아니면 홍보수석에 적합한 인사를 찾는 게 대통령에게도 득이다.

정진영 논설위원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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