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 모자 성폭행 사건’으로 불거진 사회병리현상들

국민일보

[사설] ‘세 모자 성폭행 사건’으로 불거진 사회병리현상들

입력 2015-08-03 02:52
이른바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세 모자의 폭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결론지어지고 있는 것이다. 9개월여 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이 온통 거짓이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따름이다.

지난해 10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열일곱 살과 열세 살 아들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남편과 시아버지가 수십년 동안 혼음을 강요했고 동영상을 찍어 돈벌이에도 이용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지난 2월에는 “두 아들에게도 5∼6세 때부터 똑같은 일을 시켰다”며 남편과 시아버지, 지인 2명 등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의 폭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인터넷에 “저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육성 인터뷰가 담긴 동영상을 올리기까지 했다.

피고소인들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여론은 세 모자에 대한 동정으로 가득 찼다. 네티즌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SNS를 통한 무차별적인 폭로가 이어졌고 A씨를 지지하는 온라인 카페까지 등장했다. 일부 미디어의 확인되지 않는 보도까지 넘쳐나면서 A씨의 거짓은 사실로 둔갑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경찰 수사와 모 방송국의 심층 취재로 A씨의 폭로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무속인 B씨와 A씨가 꾸민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까지 아들 2명에게 정서적 학대행위까지 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거짓말을 유포한 A씨와 이를 사주한 B씨에게 있지만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일부 미디어의 무차별적인 폭로는 국민을 현혹시킨 것도 모자라 해외에까지 거짓이 사실처럼 퍼지게 만들어 국가 이미지마저 실추시켰다. 우리 구성원 모두의 각성이 필요하다 하겠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파헤쳐 당사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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