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35) 007의 유일한 라이벌 마이클 케인

국민일보

[영화이야기] (35) 007의 유일한 라이벌 마이클 케인

입력 2015-09-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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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영국 배우 마이클 케인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겟 카터’(2000), 마크 월버그의 ‘이탈리안 잡’(2003), 주드 로의 ‘알피’(2004). 세 영화의 공통점은? 셋 다 리메이크작이라는 것. 그리고 오리지널의 주연이 모두 마이클 케인이었다는 사실. 케인은 요즘 영화 팬들에게는 ‘배트맨의 집사’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한창때는 이처럼 ‘런던의 갱’(1971), ‘머리 좋은 도둑놈 두목’(69), ‘바람둥이 운전기사’(66) 같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만능 배우였다.

그런 케인이 느닷없이 떠오른 것은 만화가 원작인 스파이 영화 ‘킹스맨’에서 그가 스파이 조직의 수장으로 출연한 것을 보고서였다. 딱 50년 전인 1965년 케인은 역시 스파이로 영화에 출연해 출세의 길을 열었다. ‘국제첩보국(Ipcress File)’의 해리 파머. 숀 코너리의 007 제임스 본드가 선풍적 인기를 끌던 당시 본드에 필적한 유일한 본드의 라이벌이었다.

케인은 런던 하층민 출신으로 데이비드 니븐이나 로렌스 올리비에처럼 영국 하면 생각나는 ‘귀족’형과는 동떨어진 서민 냄새를 물씬 풍기는 이른바 ‘코크니’ 배우였다. 바로 그런 이미지와 현실적인 스파이 해리 파머가 잘 어울렸던 것. ‘서민’ 케인은 그러나 2000년에 귀족이 됐다. 영화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았기 때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두 차례나 받은 그는 앞으로도 올리비에, 니븐, 알렉 기네스 등과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김상온(프리랜서·영화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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