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양수] ‘님비 현상’으로 설 곳 없는 특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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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양수] ‘님비 현상’으로 설 곳 없는 특수학교

입력 2015-12-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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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NIMBY)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개념이다. 최근 땅이나 아파트 가격 하락을 이유로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한다는 기사를 보고 우리 사회의 후진성에 실망했다. 특수학교가 들어선다고 집값이 떨어질 일도 없거니와 교육시설에마저 이기심을 발휘하는 세태에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

전국 8만8000명에 이르는 특수교육 대상자 가운데 168개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2만5000여명(29%)으로 나머지 6만3000명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이나 일반학급에 재학 중이다. 이에 전국적으로 특수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대도시를 중심으로는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진척이 되지 않아 특수학교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가운데 8개구(양천·금천·영등포·용산·중구·성동·동대문·중랑)에 특수학교가 없으며, 서울시내 특수학교 재학생 중 45%가 왕복 1∼4시간이나 통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이후 13년간 특수학교 신설이 막혀 있었던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서울 동부지역과 강서지역에 특수학교를 설치하기 위해 계획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주민 반대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야심 차게 준비한 발달장애직업센터를 착공도 못한 채 기약 없이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시간을 쏟아붓는 것만 봐도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결속력은 기대 이하의 수준으로 보인다.

의료 수준이 많이 향상됐지만 장애 문제만큼은 완전한 극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 구성원 가운데 일부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게 마련이며 그 수는 전체의 10%를 상회한다고 한다. 장애를 사회적 책무로 받아들이는 것은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장애를 누군가가 대신 짊어지게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누군가의 장애를 단순히 타인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은 장애를 공동체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기반이다. 선진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후진적 의식이 발목 잡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김양수 한국특수교육 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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