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긴급 기도 요청’ 메시지, 알고보니 괴담?

국민일보

SNS ‘긴급 기도 요청’ 메시지, 알고보니 괴담?

‘아프간서 선교사 22명 사형선고’ 성도들 카톡 통해 급속 유포… 실상은 7년 전 돌았던 유언비어

입력 2016-02-0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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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숙 권사는 2일 새벽 카카오톡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22명의 선교사들이 사형판결을 받고 내일 오후 처형된다고 합니다. 이들을 위해 강력히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 급전을 빠른 시간 내 많이 확산시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어와 함께 한글로 된 메시지를 본 김 권사는 깜짝 놀랐다. 카카오톡에 등록돼 있는 교인과 지인들에게 ‘신속하게’ 단체 메시지를 전송했다. 김 권사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그에 힘입어 메시지는 급속도로 전파됐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사실이 아니다. 중동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역했던 김동문 선교사는 “2009년 2월쯤 돌던 내용이 다시 돌고 있는 것”이라며 “2007 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인질로 붙잡혔던 한국인들과 관련된 기도제목의 변형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통해 유포되는 이 같은 메시지 중 상당수는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어느 지역 어느 선교사가 요청한 기도제목’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거나 선교사나 목사에 의해 유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

교회연합기관 관계자는 “정보가 충분치 않은 평신도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기는커녕 일부 목회자들이 사실을 왜곡하며 공포감을 조장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왜 유독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 메시지 중 다수가 이슬람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내용이라는 점도 문제다. 그럴듯하게 특정 사건을 전하지만 사진은 물론 때와 장소, 등장인물까지 만들어낸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IS 성직자의 크리스천 가정 아기 살해’ ‘이슬람과 호주 여 수상과의 멋있는 한판승’ ‘이슬람세력(ISIS)이 이라크 콰라코시를 점령해 그리스도인들을 처형하고 있다’는 등 허위 소식들이 대거 유통됐다. 일각에서는 테러방지법 제정을 위해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조작해 여론을 왜곡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 선교사는 “최근 SNS를 통해 특정 인종이나 사람들, 이슈에 대해 선입견을 조장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과장되고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분별하는 지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믿고 전파하기 전에 과연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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