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내전의 땅에 희망 심은 청년들의 도전

국민일보

[예수청년] 내전의 땅에 희망 심은 청년들의 도전

르완다에 사회적기업 ‘라즈만나’ 세운 이샬롬·송완·안희두씨

입력 2016-06-0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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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샬롬 ㈜엠플러스코스메틱스 대표(가운데)와 르완다에 한국식 베이커리 카페 ‘라즈만나’를 세운 송완 신데렐라M 대표(왼쪽), 안희두 기획팀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안 기획팀장이 손에 든 컵은 라즈만나 설립 당시 제작된 것이다. 김보연 인턴기자
‘소수의 거부(巨富)가 전 세계 부를 독식하는 부의 편중 현상을 해결할 수 없을까.’

이샬롬(29·서울 광림교회) ㈜엠플러스코스메틱스 대표가 대학생 때 갖게 된 고민이다. 해외선교에 관심이 많던 이 대표는 당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20여개국을 여행하며 부의 편중과 소득 양극화의 폐단을 목도했다. 그는 여행 중 품게 된, ‘선한 기업을 세워 부의 재분배를 이루자’는 꿈을 2013년 실행에 옮겼다. 뜻이 맞는 동문들과 함께 빈부격차가 극심한 아프리카 르완다에 사회적기업 ‘라즈만나’를 세운 것이다. 라즈만나는 한국식 베이커리 카페로 개점 6개월 만에 르완다 최고 서비스 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4년에는 연매출 4억원을 달성했다.

◇고아·과부에게 희망을 전하는 기업=이 대표가 다닌 한동대에는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던 친구들이 꽤 됐다. 신데렐라M의 송완(28) 대표와 안희두(28) 기획팀장도 그랬다. 르완다 빈민을 돕는 기업을 세워보자는 제안은 벤처창업학회 소속이었던 송 대표가 먼저 꺼냈다. 송 대표는 “르완다에서 내전으로 인해 약 100만명이 학살됐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깊은 상처를 입은 르완다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5주간 르완다에 시장조사를 다녀온 송 대표는 이 대표 및 안 팀장 등과 함께 한국식 베이커리 카페 사업계획을 세웠다.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2012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국제개발협력사업’에 응모했고 2년간 10억원을 지원받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만나의 신비’란 뜻의 ‘라즈만나’는 2013년 8월 아프리카 전 지역의 빈곤 퇴치 및 소득 증대를 목표로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문을 열었다. 고객층을 고위공무원과 외국인으로 잡고 이들에게 한국식 빵과 고객서비스를 선보였다. 중·상류층의 부를 대중에게 흘려보내기 위해 택한 전략이었다. 직원으로는 내전 피해자, 고아 등 사회적 약자를 우선 선발했다. 르완다에 가장 오래 머문 이 대표는 식자재 구매와 유통을 담당하며 정직을 중시하는 기독교식 경영관을 전수하는 데 힘썼다.

“현지인들에게 도둑질이나 거짓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하나님과 자신 앞에 정직을 맹세하는 ‘명예서약식’을 직원 오리엔테이션에 도입했습니다. 2번 경고 후 3번째 해고하는 ‘정직 3진 아웃제’도 실시했고요. 매일 다 같이 감사기도를 드리며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했습니다.”

가게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2호점이 설립되고 고용인원도 35명으로 늘었다. 수익금으로는 비누를 사 학교에 보급하고 위생교육을 실시했다. 시골 마을의 농산품을 직거래해 마을주민의 소득증대도 도왔다. 무일푼의 청년들이 시작한 작은 실험이 현지인의 삶과 마을 경제에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자본주의 사회 바꾸는 ‘따뜻한 기업’ 일군다=2년간 라즈만나 운영에 헌신한 이 대표는 후임자와 현지 대학에 모든 것을 맡기고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국외에서 성공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일궈 보람도 느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아프리카 선교동원 기업’으로 키우지는 못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르완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창업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2014년 중국과 캄보디아 시장조사를 다녀온 그는 지난해 6월 맞춤형 천연화장품기업 ㈜엠플러스코스메틱스를 설립했다. 선교지인 개발도상국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공정무역으로 들여와 질 좋은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이기 위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여기에 선교의 사명을 잊지 않기 위해 회사 이름을 ‘미션 플러스’의 줄임말인 ‘엠플러스’로 지었다.

이번 기업의 목표도 역시 ‘부의 불균형 해소’와 ‘기업 운영을 통한 하나님 나라 확장’이다. 다음 달 론칭하는 브랜드 ‘16드롭스’를 국내에 안착시킨 후에는 아프리카 가나의 시어버터, 캄보디아의 코코넛, 베트남의 모링가 등 선교지의 천연재료를 가공해 공정무역 화장품을 본격 제작할 계획이다.

“제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부의 재분배에 앞장서는 선교적 기업을 일구기 위해서였어요. 선교적 기업가는 하나님께서 잠시 맡긴 부를 감당하는 청지기입니다. 주님의 소유를 인정할 때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고 복음도 흘러가는 기적이 다시 한 번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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