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억울한 부분 많다”… 첫 재판서 혐의 부인

국민일보

최순실 “억울한 부분 많다”…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최·안종범·정호성, 혐의 잡아떼며 檢과 공방

입력 2017-01-05 17:36 수정 2017-01-0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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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의 중심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받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세 사람이 한자리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개를 숙인 최씨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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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의 중심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흰색 수의를 입은 최씨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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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들 모두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5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말이 끝나자 ‘국정농단 3인방’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차례로 걸어 들어왔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최씨는 오른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사진기자들이 물러나자 비로소 고개를 들었다.

녹색 수의를 입은 안 전 수석과 연옥색 수의를 입은 정 전 비서관이 최씨 왼쪽에 순서대로 앉았다. 최씨가 고개를 돌려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쳐다봤지만 두 사람은 정면만 응시했다. 김 부장판사가 “진술할 게 있느냐”고 묻자 최씨는 작은 목소리로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檢 “대통령 공모 증거 차고 넘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국정농단 사태’ 첫 공판기일에서 최씨 등 피고인 3명이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최씨 딸 정유라씨가 지난 1일(현지시간) 덴마크에서 체포된 후 최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다.

검찰은 최씨 등의 공소사실을 약 40분간 낭독했다. 검사석에는 수사 기록이 담긴 30㎝ 높이 ‘서류 탑’ 10여개가 쌓여 있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와 안 전 수석 간 공모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중개자로 삼았다”며 “세 사람 관계를 삼각형으로 그리면 최씨, 안 전 수석 사이의 연결선이 없는 ‘삿갓 형태’다. 공모관계가 입증 안 되면 공소사실은 허공에 떠버린다”고 말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한웅재 부장검사는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법정에서 모든 걸 현출하겠다”고 말했다. 한 검사는 “공소장을 기재할 당시 국격(國格)을 생각했다”며 “최소한의 사실만 기재했다는 점을 알아두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또 태블릿PC 검증 요구

정 전 비서관 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 압수수색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정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지난 4일 특검이 정 전 비서관의 구치소 수감방을 압수수색하며 재판 쟁점 등이 담긴 메모도 가져갔다. 변론권 침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블릿PC도 재차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검찰은 고영태씨 아이패드도 제출받았다”며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명이 자동으로 매겨졌는데, 이것이 최씨 태블릿(갤럭시탭) 방식인지 고씨 태블릿(아이패드) 방식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특수본 이원석 부장검사는 “고씨 아이패드에는 별 내용이 없었다”며 “증거 가치가 없다는 것까지 입증하라는 주장은 20년 검사생활에서 처음 듣는다”고 반발했다. 이어 “태블릿PC에 조작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건 정도를 넘은 변론”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증조사에서는 최씨가 지난해 10월 31일 검찰에 처음 출석했던 날의 진술 조서가 공개됐다. 이날 최씨는 “미르재단은 언론 보도로 알았다” “박헌영 노승일을 모른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3차 검찰 조사 때는 윤전추 행정관도 모른다고 진술했다.

여당 유력 정치인 전화번호가 적힌 최씨의 수첩 내용도 공개됐다. 검찰은 더블루케이 조모 대표의 지난해 2월 25일 일정표에 ‘골든벨 미팅’이라고 적힌 부분도 제시했다. 검찰은 “조 대표가 김종(金鐘)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골든벨’로 바꿔 저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민철 나성원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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