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진우] 사회적 무관심이 문제다

국민일보

[기고-박진우] 사회적 무관심이 문제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 소외된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 절실해

입력 2017-01-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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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올 겨울 추위가 더 혹독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의 의 마음과 깊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이른바 ‘사회적 한파’가 우리의 마음 깊은 곳까지 얼어붙게 만든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는 뜻이다. 우리의 소중한 이웃들, 특히 어려움에 처한 여성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사라져가고 있고, 고독사 등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어린 자식을 고층아파트 창문에서 내던지고 스스로 목숨을 버린 어느 주부, 고독사한 뒤 오랜 동안 방치돼 있다가 뒤늦게 발견된 독거노인, 추운 겨울 마음까지 차갑게 만든 ‘사회적 한파’는 우리의 무관심에서 시작되고 있다.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이웃이 반갑고 친근한 존재이기보다 나에게 피해를 주지나 않을까 조금씩 경계하는 지경에 이른 게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고독사 인구가 2015년 1245명 발생했다. 2011년 693명에 비해 무려 17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경남지역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도 674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배가량 늘었다. 모두 우리의 무관심 속에 확산되고 있는 대표적 사회병리 현상이라 볼 수 있다.

197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테레사 수녀는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고 무관심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이웃에게 무관심하고, 이웃은 우리에게 무관심한 가운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한번쯤 곱씹어볼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밝은 희망을 주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점심시간을 쪼개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직장인,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주말마다 목욕 봉사를 하는 대학생,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나눠주는 아주머니 등. 이들은 ‘사회적 한파’를 녹여주는 군불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

경찰에서는 12월부터 1월 말까지 ‘민생안정 특별치안대책’을 강도 높게 펼친 바 있다. 우리가 안전한 일상생활을 하는데 직결된 여성 안전, 서민생활 안전, 동네 안전, 교통안전 등 네 가지 테마에 경찰력을 집중 운영했다.

특히 여성들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위기여성 보호기간’을 운영해 가정폭력·성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법률·의료·경제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따뜻한 경찰이 되고자 노력했다. 일례로 베트남 이주여성이 가정폭력으로 자녀와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발견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했고, 자녀에 대한 방과후 돌봄 교실과 취업 교육을 통해 희망의 빛을 나누기도 했다.

어려운 이웃을 찾아내 도와주는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약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길에서 여성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옆집에 사는 이웃이 아무런 이유 없이 보이지 않는다면 관심을 갖고 신고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그래야 불행한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사회적 한파’를 걷어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믿는다. 머지않아 겨울이 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봄소식과 함께 우리 사회에 웃음꽃 가득한 마음의 봄도 하루속히 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박진우 경남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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