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색깔 정치

국민일보

[색과 삶] 색깔 정치

입력 2017-03-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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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당의 상징색
세계의 모든 정당은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있다. 특정 정당이 내세우는 이념과 정책이 정당 정체성(party identity)이라 할 때 이를 유권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색깔이다.

선거운동원의 복장이나 갖가지 홍보물을 색으로 손쉽게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의회민주주의 역사가 깊은 유럽의 보수 정당은 파랑, 진보 정당은 빨강을 상징색으로 활용해 왔다.

개척의 가치를 앞세우는 미국은 정반대로, 젊음과 열정을 연상시키는 빨강이 보수 공화당의 상징색이다. 진보적인 민주당은 파랑이다.

한편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을 표방하는 초록은 좌파인 유럽 녹색당의 상징색이지만 우리의 경우 중도에 가깝고, 유럽에서 자유주의를 내세우는 노랑은 우리 정치에서 노동자와 진보의 색채로 인식된다. 오랫동안 유럽 형식의 정당 상징색을 채택해 오던 전통적 보수 한나라당이 2012년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꾸면서 파랑에서 빨강으로, 이듬해 더불어민주당이 노랑에서 파랑으로 변신했다. 진보 정당조차 꺼리던 빨강을 보수 정당이 채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02년 월드컵 때문이다. 그 전까지 우리 국민이 가졌던 ‘레드 콤플렉스’를 ‘붉은 악마’가 해결해준 셈이다. 또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당이 상징색을 바꿔치기할 만큼 정책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탓도 있다.

빨강이면 어떻고, 파랑이나 초록 혹은 노랑이면 또한 어떠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 아니겠는가? 이제 대선 주자들은 제각각 다른 목소리로 국가 번영을 주장할 것이다. 각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은 당연히 달라야 한다.

다른 주장이 또 다른 쪽을 견제하고 부패를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리라 내심 기대해본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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