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시국에 해외여행…” 인천공항 체크인장비 부순 40대

국민일보

[단독] “이 시국에 해외여행…” 인천공항 체크인장비 부순 40대

“이러다 나라 망한다” 행패 외국인에 가방 던지기도

입력 2017-05-07 17:38 수정 2017-05-0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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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에서 40대 남성이 장비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으나 경찰은 상황이 모두 끝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지난 2일 오전 6시30분쯤 인천공항 3층 출국장에 양모(47)씨가 술에 취한 채 나타났다. 그는 연휴를 맞아 공항에 모여든 수천명의 여행객들을 향해 “대한민국 이러다 망한다”고 소리치며 행패를 부렸다. 그는 인근에 있던 셀프 체크인(무인탑승수속) 기기 5대를 2분여 만에 모두 발로 차거나 캐리어 가방으로 내리쳐 부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자 그는 5m가량 떨어져 있는 대만인 관광객 취안훠이(37·여)씨에게 가방을 던졌다. 취안씨는 가방에 왼쪽 뺨을 맞았지만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공항 대테러상황실은 소란이 일어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제주항공 직원이 비상호출 버튼을 눌러 도움을 요청한 뒤에야 인근 CCTV를 통해 상황을 파악했다. 호출을 받은 공항 보안요원 두세 명이 서둘러 현장에 도착해 양씨를 제압하기까지 2분13초가 걸렸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이때까지도 출동하지 않았다. 보안요원들은 양씨를 제압한 직후인 오전 6시38분 경찰에 신고했다. 양씨는 보안요원에게 붙잡혀서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경찰이 오지 않아 보안요원들은 45분에 다시 신고를 했다. 경찰은 첫 신고 10분 후인 오전 6시48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당시 공항에 근무하던 경찰이 민원을 처리하다 바로 출동하거나 경찰대에서 즉시 출발했지만 사건이 발생한 F구역까지 거리가 멀어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경찰대는 인천공항 서편 끝에 위치해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양씨는 이날 출입국 일정이 없었다. 그는 “시국이 어려운데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못마땅했다”고 진술했다. 양씨의 가족에 따르면 그는 평소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과거에도 이성을 잃고 난동을 부리곤 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베트남인이 무인자동출입국심사대를 억지로 뚫고 밀입국했지만 11시간 동안 이 사실을 몰라 허술한 보안이 문제가 됐었다.

최예슬 신재희 안규영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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