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국민일보

[오늘의 설교]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사도행전 6장 1∼7절

입력 2017-05-20 00:03
취재대행소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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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자란 저는 종종 배를 육지로 올려 밑바닥을 청소하는 것을 봤습니다. 배 밑에는 따개비가 많이 붙어 있었습니다. 간혹 따개비가 작기 때문에 별것 아니라 여기며 방치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배는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바닥이 부식돼 고장이 나기까지 했습니다. 깨끗하게 한다는 청소의 본래 뜻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삶을 살다 보면 우리는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힙니다. 그 때 중요한 것은 내가 처한 상황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초대교회 안에 헬라파 유대인들과 히브리파 유대인들 간의 갈등이 발생한 장면이 나옵니다. 초대교회는 외부의 핍박과 내부적으로 거룩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이들로 인해 생긴 어려움을 잘 이겨냈지만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한 겁니다.

사실 초대교회는 갑자기 생겨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승천과 오순절 다락방 사건 이후 하루에 수천 명씩 주님께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초대교회는 5000명이 넘는 성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들 중에는 예루살렘에 사는 히브리 유대인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외부에서 온 헬라파 유대인들도 많았죠. 그들은 예루살렘에 터전이 있던 게 아니기에 머물 공간도 없고 돈도 많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성령이 충만했던 성도들은 집이 없는 성도들에게 방을 내주고, 먹을 것도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쌓였고, 결국 갈등이 폭발합니다.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헬라파 유대인들을 깔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1절에 나온 대로 구제를 받는 과부들의 명단에서 헬라파 유대인들을 빼버립니다. 결국 물질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사도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합니까. 2절을 보십시오. ‘열두 사도가 모든 제자를 불러 이르되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치 아니하니.’

사도들은 교회의 본질인 말씀을 바라보도록 합니다. 성도들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교회의 본질인 말씀으로부터 멀어집니다. 오늘 나온 유대인들도 물질 때문에 논쟁하고 갈등을 빚으면서 말씀에서는 멀어졌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과 다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인지해야 성령의 인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의하는 것은 건강한 공동체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주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살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후 초대교회 성도들은 사도들의 제안에 따라 성령과 지혜가 충만해 칭찬받는 사람 일곱을 택해 그들에게 갈등을 촉발한 일의 해결을 맡깁니다. 일곱 사람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스데반과 빌립 등이 포함됐습니다. 사도들은 성도들에게 오직 기도하는 일과 말씀사역에 힘쓰자고 제안하고 온 무리는 기뻐합니다.

말씀은 교회의 본질이자 교회답게 설 수 있도록 하는 요소입니다. 이를 무시할 때 생겨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날마다 깨어서 말씀에서 떠나도록 만드는 미혹을 경계합시다.

김인환 서울 신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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