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넘은 손흥민 “내가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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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붐’ 넘은 손흥민 “내가 전설이다”

유럽리그서 시즌 21호골… 한국인 시즌 최다 기록 갈아치워

입력 2017-05-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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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36분 델레 알리가 페널티지역에서 재치 있게 띄워 준 로빙패스를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시즌 20호골을 터뜨린 뒤 손가락으로 ‘20’을 만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이날 시즌 20, 21호골을 잇따라 넣은 손흥민은 자신의 영웅 차범근(시즌 19골)을 넘어 역대 한국인 유럽축구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토트넘 홋스퍼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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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이 시즌 20호골을 터뜨리는 모습.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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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역사에서 1970∼1980년대는 ‘차붐’의 시대였다. 차범근(64·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의 플레이에 온 국민이 환호했다. 1978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하자 온 나라가 응원했다. 축구 변방 한국에서 온 청년 차범근은 1985-1986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9골을 몰아쳤다. 이 기록은 불멸로 남을 것 같았다. 그러나 31년이 흐른 2016-2017 시즌 손흥민(25·토트넘 호스퍼)이 차범근을 넘어섰다. 이제 ‘손세이셔널’의 시대가 열렸다. 한국축구의 새 역사를 쓴 손흥민은 ‘전설’로 남은 차범근과 얼마나 닮았고, 얼마나 다를까.

1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레스터시티의 경기.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 21호골을 연달아 터뜨렸다. 차 부위원장이 현역 시절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만든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19골)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손흥민은 EPL 진출 2시즌 만에 총 29골을 기록, 박지성(은퇴·27골)이 보유했던 한국인 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손흥민은 포지션이 공격수인데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 능력을 뽐냈던 차 부위원장과 플레이스타일이 흡사하다. 183㎝ 76㎏의 체격조건도 차 부위원장(183㎝ 78㎏)의 현역시절과 닮았다. 차 부위원장이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유럽선수들의 부러움을 샀던 점도 비슷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21골 중 8골을 왼발로 뽑아냈다.

차 부위원장은 지난해 FIFA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자신과 가장 닮은 선수라고 꼽았다. 그는 “손흥민이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것을 보면 현역시절 내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올해 25세의 나이로 최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차 부위원장은 1978년 손흥민과 같은 나이에 분데스리가에 데뷔, 전성기를 맞았다. 둘 다 유럽 진출 이후 세 차례 팀을 옮겼고, 데뷔 후 8시즌 만에 최다 골 기록을 썼다. 또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페널티킥(PK) 골 없이 대기록을 작성했다. 차 부위원장은 선수시절 ‘PK 울렁증’ 탓에 모든 득점을 필드골로 넣었다.

다른 점도 있다. 손흥민은 스피드를 앞세운 측면 플레이와 중장거리 슈팅 능력에 능한 ‘윙어’다. 차 부위원장은 공격 전 포지션에 능했지만 체력과 피지컬, 골 결정력 등을 갖춘 ‘센터 포워드’ 기질이 강했다.

손흥민은 몰아치기 능력이 좋다. 이번 시즌 주로 후반에 교체출전하면서 멀티골 5회, 해트트릭 1회를 기록했다. 반면 차 부위원장은 최다골 기록 당시 멀티골 3회를 기록했고, 38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장해 득점을 쌓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손흥민은 해리 케인,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과 함께 키 플레이어 중 한 명이다. 손흥민은 젊고 성장 가능성이 많기에 다음 시즌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칭찬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13승 1무를 거뒀다. 손흥민은 오는 21일 헐시티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추가골 사냥에 나선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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