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혼 자살’ 부추기는 노인빈곤 대책 시급하다

국민일보

[사설] ‘황혼 자살’ 부추기는 노인빈곤 대책 시급하다

입력 2017-06-27 18:21
취재대행소왱
70대 이상의 ‘황혼 자살’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 보도(6월 27일자 1면)에 따르면 2015년 기준 80대 이상의 자살은 10만명당 83.7명으로 연령대별로 비교할 때 가장 높았다. 20대의 5배가 넘었다. 70대가 62.5명으로 두 번째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70대와 80대 자살률은 1위였다.

고령층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원인은 외로움과 질병 등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가 빈곤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기사는 충격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 조사 결과 자살을 생각해본 60세 이상 68만6743명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인 40.3%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50만원만 있어도 자살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 사회가 어르신들을 이렇게까지 방치했나라는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노인 빈곤율 세계 1위라는 씁쓸한 자화상이 그대로 투영된 현실이다.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해법은 일자리다. 정부는 이 부문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젊은이들의 취업도 어려운 마당에 양질의 일자리를 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생계급 수준의 지원이 가능한 공공 일자리부터 늘려야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면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노인 일자리는 경제적 도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회 구성원과의 유대를 넓히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자 자살의 원인이기도 한 우울증 예방 등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문재인정부는 현재 20만원인 노령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재원을 일자리 확충에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노인 일자리를 80만개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잘 포착되지 않는다. 청년 일자리에 무게중심을 두되 노인 일자리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후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룬 세계 유일의 나라다. 그 결실의 바탕에 노인들의 피와 땀이 있다. 그들이 돈이 없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기막힌 장면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안타깝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