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이성규] 미뤄둔 불로소득 과세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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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자-이성규] 미뤄둔 불로소득 과세정상화

입력 2017-07-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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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은 죄가 아니다. 부동산 투기, 주가 조작 등 불법적 요소를 제외하고 자산을 늘리는 행위는 근로소득만큼 정당한 대가다. 그러나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불로소득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에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부동산 자산은 왜곡된 불로소득의 표본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는데 고액의 부동산 소유자의 보유세는 그대로다. 실거래가 1억원짜리 주택을 팔아도 절반이 넘는 5900만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기지 않고 있다.

2년여 전 종합부동산세가 보수정권 들어 어떻게 무력화됐고,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종부세 주역 3인방을 전화 인터뷰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던 김수현 현 사회수석은 “종부세는 과다한 부동산을 가진 이들에 대한 기존 종합토지세의 연장으로 봐야 하는데 종부세가 완화되면서 부동산 보유세는 더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종부세는 이론적으로 가장 우수하고 가장 결점이 없는 세금”이라며 “인간이 만든 세금 중 가장 좋은 세금”이라고까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 자산소득 과세 합리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종부세 주역들도 새 정부에서 중책을 맡으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불로소득 과세 정상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2년 전만큼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보유세 개편 등 조세 개혁 시행시기를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국정자문위 결정을 보면서 2년 전 종부세 기사를 썼을 때 “헛심 쓰지 말라”고 했던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말이 떠올랐다. 조세 개혁 시기를 미뤄 선거는 한 번 이길 수 있겠지만 정권 재창출은 어려워질 수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불로소득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국민일보의 기획시리즈가 헛심 쓴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성규 경제부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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