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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에도 밴드가 생겼어요!

미자립교회 찬양밴드 만들기 프로젝트 ‘S밴드 캠프’

입력 2017-08-09 00:03 수정 2017-08-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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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대행소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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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부터 50대 주부까지 미자립교회 신자들이 7일부터 1박2일간 서울 은현교회에서 진행된 ‘S밴드 캠프’에서 밝은 표정으로 드럼 피아노 베이스기타 등 악기 연주를 배우고 있다.
“자 이번엔 D코드예요. 하나 둘 셋. 이번엔 E마이너. 하나 둘 셋. 잘했어요.”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응암로 은현교회(최은성 목사) 비전홀이 피아노 교습소로 변신했다. 선생님의 지휘에 따라 초등학생들의 고사리 손이 연신 건반 위를 오갔다. 드럼 연주실에선 한바탕 진땀나는 사투가 펼쳐졌다. 난생 처음 드럼 스틱을 잡은 홍승순(52·여·일산 하나임교회) 권사는 “평소 드럼 연주를 그저 신나게 듣고 봤는데 직접 하려니 팔 다리가 모두 따로 노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올해 4회째를 맞은 ‘S밴드 캠프’ 현장은 치열하면서도 행복함이 가득했다. 악기 연주가 손에 밴 사람도, 손에 악기를 드는 것조차 생소하기만 한 사람도 얼굴에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참가자들은 경기도 일산, 인천, 전북 익산 등 전국 교회에서 온 성도 50명. 모두 출석 성도 30명 내외의 미자립교회다.

이성철 익산 선향교회 목사는 “지난해 중등부 아이들과 캠프에 참석한 뒤 찬양밴드를 만들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매달 3∼4곡씩 연습해 공연을 펼친다”며 “3년 전 교회 개척 후 더딘 부흥 때문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밴드 덕분에 사역에 활기를 찾았다”고 말했다.

미자립교회가 찬양팀이나 밴드를 운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사역의 중단을 걱정해야 할 판에 악기를 배우는 데 드는 초기비용은 엄두를 낼 수도 없는 형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전도부(부장 육수복 목사)는 밴드를 꾸리고 싶어도 열악한 교회 재정, 성도 수 등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고민하는 미자립교회들을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여름 무료로 캠프를 열어왔다.

캠프는 기초 리듬 수업, 악기별 기본기 다지기, 파트별 연습, 지정곡 합주 등으로 1박 2일을 촘촘하게 채운다. 참가자들은 피아노(건반), 전자기타,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기타, 드럼, 보컬로 나뉘어 집중 훈련을 받는다. 무료 캠프라고 해서 강의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CCM 정규앨범을 4집까지 낸 은현교회 찬양팀 ‘그레이스 힐 워십’ 멤버들이 직접 강사로 나선다.

팀의 리더이자 드럼 강사인 권낙주 전도사는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는 캠프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작지만(Small) 특별한(Special) 밴드의 일원으로서 목회현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S밴드 발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어쿠스틱 기타 강사를 맡은 정성진 집사는 4회 중 3회나 S밴드 캠프 강사로 나섰다. 정 집사는 “참가자들의 열정이 대단해서 항상 계획했던 진도보다 한 발 더 나가게 된다”며 “휴식 시간에도 ‘연습할 때 참고하겠다’면서 휴대전화로 연주 영상을 촬영해 가는 모습을 보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15세 중학생부터 52세 권사까지 성도 7명을 인솔해 참가한 김학달 하나임교회 목사는 구슬땀을 흘리며 연주를 배우는 성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비전을 소개했다.

“금요기도회 때마다 반주기로 찬양을 틀었는데 이번 캠프 이후엔 세대가 어우러진 찬양 밴드가 반주기를 대신할 수 있을 겁니다. 음악을 통해 교회에 대한 소속감도 더 견고해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귀한 선물이 어디 있겠어요(웃음).” 글·사진=최기영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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