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술핵 재배치 논의 꾸물거릴 때인가

국민일보

[사설] 전술핵 재배치 논의 꾸물거릴 때인가

입력 2017-09-11 17:30 수정 2017-09-11 21:26
취재대행소왱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10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 핵심 관계자가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미 언론들은 백악관이 전술핵 재배치 등 공격적 대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와 백악관이 일제히 전술핵 카드를 꺼낸 것은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자행될 경우 실행 가능한 정책 카드로 올려놓았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정치권과 국민 여론도 급속히 변하고 있다. 금기시하던 과거와 달리 자위적 수단으로서 충분히 검토할만하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정한 자유한국당은 100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도 공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도 찬성 여론이 60%를 훌쩍 넘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만큼 핵에는 핵으로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11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향해 “사상 유례없는 곤혹을 치르게 만들 것”이라고 협박했다. 외무성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성명’ 형식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례적인 협박이 아닐 공산이 높다.

이런데도 청와대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본 방침은 변함이 없으며, 전술핵 반입을 검토한 적 없다”는 답변뿐이다. 북한이 2009년 핵 포기 불가 선언에 이어 헌법에 핵보유국으로 명시한 마당에 우리만 여전히 비핵화에 매달려 있는 것은 모순이다. 외교적 카드로 활용 가능하기에 섣불리 배제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도 논의는 필요하다. 사드 임시 배치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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