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원 목사 “주님처럼 어려운 나그네 도울 뿐”

국민일보

박혜원 목사 “주님처럼 어려운 나그네 도울 뿐”

다문화가정 섬기는 경기북부이주민센터 박혜원 목사

입력 2017-09-13 00:00
취재대행소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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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목사가 지난달 24일 경기 양주시 동일로에 있는 경기북부이주민센터에서 다문화가정 학생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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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이 올해 10만명을 돌파했다. 외국에서 태어나 생활하다 부모의 취업·결혼 등으로 중도 입국한 학생이 많아 낯선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들의 자살시도율은 한국 학생의 2배, 폭력경험률은 3배에 달했다. 한국교회는 이들을 어떻게 보듬고 품어나가야 할까. 경기 양주에서 경기북부이주민센터를 운영하며 다문화가정을 섬기는 박혜원(47) 목사를 지난달 24일 센터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목사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의 대형교회에서 외국인 선교를 담당하다 담석증을 앓아 수술하게 된 몽골 여성을 만났다. 이 여성은 “일을 못하게 되면 고국의 아들이 힘들어진다”며 “견디면서 일하겠다”고 수술을 거부했다. 결국 박 목사의 간곡한 설득에 수술을 받고 나온 이 여성이 박 목사의 손을 잡은 순간 미안함과 고마움, 고통이 박 목사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이날 박 목사는 ‘평생 이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이후 경기 성남시 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 팀장으로 일하던 박 목사는 지난해 8월 ‘평일에 교회를 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양주 동일로에 경기북부이주민센터를 열었다. 다문화가정 학생과 여성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진행하며 ‘이 땅의 어려운 나그네들을 돕는다’는 목표를 정하고 지역 보육원도 주기적으로 방문해 섬기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다문화 학생을 위한 스키캠프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박 목사는 신앙상담을 전담하고 심리상담은 상담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센터에서는 한국상담협회 1급 자격증을 가진 상담 전문가와 미술치료 전문가 등이 사역하고 있다. 박 목사는 “섣불리 심리상담을 했다간 오히려 피상담자의 심리상태를 악화시킨다”며 “정확한 검사를 통해 엄밀성을 가지고 상담해야지 ‘하나님 사랑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등의 답변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주거복지 관련 사단법인 ‘마을과사람’ 이사장도 맡게 된 박 목사는 주거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도피성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LH의 주거복지사업 회원권이 있어 LH가 싸게 내놓은 집을 물색해 가난한 다문화가정에 주거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박 목사는 “갑자기 이혼당해 쫓겨난 뒤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다문화가정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먼저 이주민센터 기금으로 한 채를 최대한 빨리 준비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목사의 비전은 사회봉사를 통해 하나님 나라 지경을 넓히는 ‘사회선교사’다. 그는 “단순히 ‘믿으면 도와준다’는 식의 봉사가 아니라 ‘왜 우릴 도와 주냐’는 질문을 받고 ‘예수께서 사신 대로 하는 것’이라고 답해 그들의 마음을 성령님이 감동시키는 데 일조하는 사회선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주=글·사진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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