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취업 18년 만에 최악… 일자리 상황판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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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취업 18년 만에 최악… 일자리 상황판 보고 있나

입력 2017-09-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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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업무 지시 1호로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최우선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그런데 고용지표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됐다는 소식만 들려오니 답답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74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1만2000명 늘었다. 4년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7개월 만이다.

청년 취업난은 더 심각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4%로 1999년 8월의 10.7%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체감실업률은 22.5%로 1년 전보다 1.0% 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는 두 달 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추경이 본격 집행되지 않은 데다 취업난은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에 올인한다고 했던 정부로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비 때문에 일용직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방심할 때가 아니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결국 민간 기업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등 기업의 운신폭을 죄는 정책들이 신규 취업을 막는 부메랑으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에선 버티기 힘들다며 나라를 떠나겠다는 기업이 나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수백억원대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는 기업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당근책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신산업·신기술에 국한된 규제개혁으로는 부족하다. 서비스산업 규제 빗장도 과감히 풀어야 한다.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지도자는 직책을 잃을 위험을 감내하고라도 국익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03년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복지제도를 수술하는 등 하르츠 개혁을 통해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을 유럽의 기관차로 회생시켰다. 2005년 11.2%에 달했던 독일 실업률은 지난해 4.1%로 떨어졌다. 지지층의 반대에 맞서 개혁을 추진한 슈뢰더 전 총리 같은 결단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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