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고위공직자 낙마에도 책임지는 이는 없다

국민일보

[사설] 잇단 고위공직자 낙마에도 책임지는 이는 없다

입력 2017-09-13 17:31
취재대행소왱
문재인정부의 인사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각을 마치지 못한 가운데 인사 참사는 꼬리를 물고 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이 잇따라 낙마했고 11일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부결됐다. 문재인정부가 신설한 부(部)의 첫 장관이자 새 정부 내각 18개 부의 마지막 장관 인사로 인해 여권이 내홍(內訌)을 겪는 일까지 발생했다. 정권 초에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 시행착오가 생겼다고 해명할 수 있었지만 시스템이 정비된 후에도 비슷한 인사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3일 ‘뉴라이트 사관’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의결됐다. 사실상 여당의 묵인 하에 이루어진 셈이다.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청와대는 “일단 지켜보자”며 상황을 방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가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조현옥 인사수석, 조국 민정수석 등 인사 관련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원칙과 검증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인재 풀(pool)을 확보하라는 지시까지 했다고 한다. 인사 논란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정치적 성향, 진영 논리 등에 빠져 추천, 검증 과정이 부실했던 것은 아닌지 등 인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 대통령의 공약인 인사추천실명제 도입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