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노트] 잡념 없애기

국민일보

[감성노트] 잡념 없애기

입력 2017-09-15 17:59 수정 2017-09-15 22:02
  • 네이버 채널구독 이벤트 당첨자 발표

기사사진

라울 하우스만 ‘타틀린은 집에 산다’
“자꾸 잡념이 생긴다, 걱정이 떨쳐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누구나 겪는다. 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효과 없는 게 마인드컨트롤이다. 억지로 생각을 없애려고 하거나, 생각을 생각으로 밀어내려고 하면 그 생각이 더 자주 떠오른다. 생각 억제의 역설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핑크색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오히려 핑크 색깔 코끼리가 머릿속을 날아다니며 생각에서 지워지지 않은 걸 말한다. 생각은 몸을 써야 조절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산책이다. 무릎이 튼튼하다면 뛰어도 좋다. 숲길을 걸으면 더 좋다. 녹색을 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으니까. “밤에는 어떻게 하냐”고 묻기도 하는데, 역시 몸을 써야 한다. 뜨개질을 하거나 미뤄뒀던 다림질을 하면 좋다.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면 잡념이 준다. 이 과정에 집중하다 보면 몰입을 경험할 수도 있다.

“몸으로 할 만한 것도 없고, 꼼짝하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하죠”라고 묻는데, 이런 경우에는 몸의 감각 경험을 활용한다. 감각 경험이라고 하니까 어렵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간단하다. 지금 현재 느낌에 주의를 기울여 집중하는 걸 말한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셨다가 입으로 내쉴 때 몸으로 들어왔다 나가는 공기의 흐름을 느끼려고 주의를 기울여봐라. 협주곡을 나지막이 틀어놓고 악기 소리 하나에만 주의를 기울여 들어봐라. 침대에 누워 벽지에 그려진 무늬를 물끄러미 바라봐도 좋다. 그러다 잡념이 다시 들면 그 상태를 알아차리고 시각, 청각, 촉각으로 주의를 다시 옮겨 놓으면 된다.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면 생각은 저절로 정돈된다.

또 하나 추천하는 방법은 ‘2분 동안 실컷 걱정하기’다. 사람들의 생각을 연구했더니 대개 2분 안에 걱정하는 것이 유용한지 아닌지 판가름 난다고 한다. 고민을 계속했는데 2분 안에 답이 떠오르지 않고 기분마저 나빠질 경우, 그 후로 생각을 계속해도 건설적인 답은 안 나오고 더 불쾌해지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정해 놓고 걱정한 뒤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답이 보이나? 마음은 편해졌나?’ 둘 중 하나라도 “예스”면 계속 고민해도 된다. 그렇지 않다면 더 이상 생각을 붙들고 있지 말고 몸을 써서 떨쳐버려야 한다.

김병수(정신과 전문의)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