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안보위기 틈타 ‘세계 평화’ 내걸고 세 확장 노려

국민일보

신천지, 안보위기 틈타 ‘세계 평화’ 내걸고 세 확장 노려

입력 2017-09-19 00:00

기사사진

신천지 유관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 18일 경기도 화성 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에서 ‘종교대통합 만국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HWPL 유튜브 영상 캡처

기사사진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대표 홍연호)와 화성시기독교총연합회가 18일 경기도 화성 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 밖에서 만국회의는 교주 이만희를 신격화하는 잘못된 행사라고 주장하며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제공
이전사진 다음사진
1 2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유관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대표 이만희)이 최근 북핵 도발로 인한 전쟁 위험을 언급하며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신천지가 최근 한반도 안보위기로 어수선한 틈을 타 교주 이만희를 세계 평화에 앞장서는 인물로 부각시켜 세를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HWPL은 매년 잠실주경기장에서 세계평화를 주장하는 ‘만국회의’를 열었으나 올해는 경기장을 대여하지 못해 18일 경기도 화성 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만국회의는 2014년 9월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HWPL은 매년 9월 18일 만국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해 3월 지구촌전쟁종식평화선언문을 선포해 현재 유엔 결의 중”이라며 “북핵과 관련해 전 세계가 요동치는 지금 이같은 평화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 지방자치단체, 각종 사회단체, 언론, 법조계, 종교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 세계 평화를 실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HWPL은 이날 서울 종로구 종각역 앞,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인근,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LED 전광판이 부착된 홍보차량을 이용해 생중계를 진행했다. 이 단체는 또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으로 전세계에 실시간 영상을 내보냈다.

이 단체는 지난 11일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홍보지를 통해 “일부 기독교세력과 기독교언론, 서울시공무원들이 잠실주경기장 대관을 방해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이 북핵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지금 HWPL의 평화행사가 잠실주경기장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대관 담당자에게 지시하거나 대관담당자를 교체해달라”고 일방적인 주장을 펼쳤다. HWPL 청원인 34명은 지난 9일 청와대 게시판에 ‘HWPL 만국회의 기념행사 대관 청원 요청’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단체가 만든 홍보지는 전국 각 대학교 게시판에도 부착됐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기독교이단연구소·소장 박형택 목사)는 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지난 11일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한남대 등에서 발견된 HWPL 홍보지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홍보지를 배달된 신문지 사이에 끼워 넣거나 지하철역·버스정류장 등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서 살포하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대표 홍연호)와 화성시 기독교총연합회 회원 등 150여명은 같은 날 화성 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 밖에서 “오늘 HWPL의 행사는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를 평화의 사자로 신격화하는 잘못된 행사”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기독교이단연구소장인 박 목사는 “세계평화를 주장하는 건 통일교가 앞서 사용한 전략”이라면서 “신천지 역시 유관단체인 HWPL을 통해 전 세계의 소수 종교지도자들 불러놓고 이만희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부각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교회 차원에서 교인들에게 HWPL에 관련된 정보를 알려 행사에 참여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며 “이만희가 세계평화 운동가로 여겨지거나 HWPL을 평범한 세계평화운동기구로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를 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