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지일 교수 “세계로 확산되는 이단들… 교계 정보 공유 절실”

국민일보

탁지일 교수 “세계로 확산되는 이단들… 교계 정보 공유 절실”

이단·사이비 전문가 탁지일 교수

입력 2017-10-09 00:00
취재대행소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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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가 지난 1일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국내외로 확산되고 있는 이단들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국에까지 건너간 한국 이단들, 또는 현지에서 자생한 이단들의 활동이 중국 정부 단속으로 이어지고 결국 정통 교회 선교사들의 신분 불안까지 야기한 겁니다. 건전한 복음 전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거죠.”

최근 중국 정부 초청으로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열린 이단대책회의에 참석한 이단·사이비 연구 전문가 탁지일(부산장신대) 교수는 중국 등 해외로 교세를 넓혀가는 국내 이단들의 실상을 접하고 돌아왔다.

탁 교수는 지난 1일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같은 이단들은 해외에서 주로 현지 교민을 타깃으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고,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나 구원파, 하나님의교회 등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통합 등 주요 정통 개신교단들이 규정한 이단 단체다.

특히 중국의 경우, 헤이룽장성을 비롯해 랴오닝성과 지린성 등 동북 3성 중심으로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 신천지의 포교 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탁 교수는 전했다.

한국말이 가능한 조선족들을 1차 포교 대상으로 삼은 뒤, 조선족을 통해 2차로 한족을 포섭해 주요 거점 도시로 확대해가는 전략이다. 신천지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중국 상하이를 포함해 옌볜 지역으로까지 세력이 확장되고 있는데, 현지에 어린이집 같은 사회복지시설 설립 방식으로 정착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과 하노이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과 캐나다 같은 북미 지역엔 하나님의교회나 신천지의 세력 확산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탁 교수는 파악했다. 그는 “현지인 출신의 학생 등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주요 거점도시마다 포교 활동이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곳곳에 건물을 매입하면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학교나 건물을 빌려 문화·봉사 행사 등을 내걸고 이뤄지는 교묘한 포교방식도 눈길을 끈다. 신천지의 경우, 유관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을 내세우는 게 대표적이다. 이단 세력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는 뭘까. 탁 교수는 “포교를 통한 교세 확장 외에도 국내 신도들에게 해외활동상을 보여주면서 신도들의 결속을 다지고 관리·통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외 이단의 국내 유입에 대한 심각성도 제기됐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발흥한 전능신교(일명 동방번개)가 대표적인데, 이 단체가 최근 본부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현재 중국 현지 전능신교 신도 수는 200만∼30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국내에서도 1000여명이 강원도 횡성의 유스호스텔과 서울 등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탁 교수는 “이 단체 교주 격인 인사가 현재 미국으로 망명한 상태”라며 “지리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가깝고, 무비자로 제주도를 통해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을 ‘헤드쿼터’로 두고 관리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실시 중인 무비자제도는 완전 무비자가 아닌 ‘환승 무비자’제도다. 불법체류 소지가 적은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환승구역을 정해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문제는 파룬궁 또는 전능신교 신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 제주로 입국한 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고 탁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국내외로 확산되는 이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공신력 있는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게 절실하다”면서 “아울러 이단 피해자들의 회복 지원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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