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산상설교’ 화종부 목사] ‘성도됨’ 의미 알면 세상과 다르게 살아도 복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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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산상설교’ 화종부 목사] ‘성도됨’ 의미 알면 세상과 다르게 살아도 복되다

입력 2017-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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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상설교'를 펴낸 화종부 목사가 서울 서초구 남서울교회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화 목사는 "나이를 먹으니 세상과 교회가 왜 이렇게 다를 수밖에 없는지 분명히 보인다"며 "성도의 삶은 내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뒤따라가며 죽는 길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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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강해설교자 화종부(57) 남서울교회 목사가 마태복음 5∼7장 본문을 33장의 강해설교로 풀어낸 ‘산상설교’(복있는사람)를 펴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일러주는 예수의 산상설교는 크리스천뿐 아니라 무신론자, 심지어 타 종교인도 선호하는 성경 본문이다. 그 메시지의 훌륭함과 달리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크리스천의 현실은 때론 그 자체로 기독교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화 목사는 최근 서울 서초구 남서울교회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성도됨’이 무얼 의미하는지, 왜 그런 삶이 중요한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삶이 안 따라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도가 얼마나 복된 자인지 알아야 밭에 감추인 보화 비유처럼 어떤 것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이를 모르기 때문에 한국교회 성도들은 율법에 눌려 있거나 율법을 무시하는 무율법적 태도의 양극단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산상설교는 ‘이러이러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가 아니라 ‘복을 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된 성도는 이런 사람’이라는 가르침”이라고 설명했다. ‘팔복(八福)’을 ‘이렇게 살아야 복받는다’로 해석하면 복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들에게 복이 있다’는 말씀은 세상의 가치와 너무 다르다. 산상설교로 대표되는 기독교 윤리는 업사이드 다운된, 가치 전복적인 것이지만 한국교회는 그동안 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 화 목사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교회는 예수 잘 믿어서 복을 받고, 지도자가 돼서 겸손하게 덕을 끼치라고 가르쳐 왔지만, 기독교는 그런 종교가 아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기독교 윤리는 어떻게 다를까. 화 목사는 “세상은 자기가 왕이 되는 것을 좋아하고 강하고 능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가르치지만, 우리를 찾아오신 기독교의 왕은 달랐다”고 했다. 약한 것이 정말 강하다는 역설은 그 자체로 곧 팩트다. 아무리 겸손하게 다가가도 강한 것으로 남을 도우려 하면 상대로 하여금 비교의식이나 열등감을 느끼게 하지만 예수님처럼 약함으로 섬기면 상대가 다치지 않고 모두를 복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 나라 윤리에는 이런 기가 막힌 역설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를 먼저 경험한 백성은 이 땅에서도 세상과 다른 윤리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 목사는 2012년부터 남서울교회 강단에 섰다. 서울 반포 요지에 있는 교회엔 좋은 학벌에 재산과 사회적 지위까지 가진 ‘잘나가는’ 교인이 꽤 많다. 그들에게 “세상에서 잘되는 것만이 좋은 게 아니요, 세상에서 잘못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역설하는 그의 메시지가 과연 먹힐까. 화 목사는 “‘예수 믿고, 세상에서 잘되면 부러울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찾아와 울거나 세상에서 잘나가는 자녀가 교회에 오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하는 성도도 있다”며 “성경의 가르침이 어떤 의미인지 경험적으로 아는 세대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여년간 강해설교만 고집해 왔다. 강해설교는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화 목사는 “집회에 가 보면 조국교회 회중처럼 말씀을 달게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는 성도들도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는 성도들이 주님과 마음껏 사귈 수 있도록 촉진시키는 사람”이라며 “성도들이 저를 통해 성경으로, 예수님에게로 더욱 가까이 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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