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이 가을야구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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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마님’이 가을야구 승패 가른다

입력 2017-10-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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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선 투수만큼이나 포수의 중요성이 승패를 가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왕조를 일궜던 팀들은 저마다 훌륭한 ‘안방마님’을 보유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통상 투수를 잘 리드하고 물샐틈 없는 수비를 펼치는 포수의 존재가 팀에 우승을 안겨준 사례가 많다.

1980∼90년대 왕조를 이뤘던 해태 타이거즈에는 장채근이 있었다. 장채근은 1991년 한국시리즈에선 포수로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00년대 초와 후반 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가 왕조를 이뤘던 것은 박경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견이 많다. 2007년 SK가 사상 첫 한국시리즈를 제패했을 때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전 감독은 “박경완의 투수 리드가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 박경완이 은퇴할 시점에는 그의 그늘에 가려 있었던 삼성 라이온즈 진갑용이 전성기를 구가했다. 진갑용은 삼성이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삼성은 공교롭게도 진갑용이 은퇴한 2015년 8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흥 강호 두산 베어스도 양의지라는 걸출한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도 포수의 중요성은 계속 부각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는 안방마님의 활약에 울고 웃었다.

롯데는 포수 강민호 때문에 지옥과 천당을 경험했다. 1차전에서 강민호는 투수리드는 좋았지만 수비에서 엉망이었다. 도루를 5개나 줬고, 연장 11회초 2사 만루에선 팀 패배와 직결되는 치명적인 패스트볼 실책을 저질렀다. 하지만 2차전에선 팀의 실점을 제로로 만들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NC 포수 김태군은 나무랄 데 없는 투수 리드를 하고 있다. 타자가 어떤 구질을 기다리는지 아는 것처럼 적재적소에 볼을 뿌리도록 했다. 특히 1차전에선 고집스럽게 바깥쪽 공으로 승부에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김태군은 “올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양의지에게 ‘단기전에선 타자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게 답’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창원=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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