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얼굴 없는 천사’처럼… 기적 일구는 ‘천사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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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얼굴 없는 천사’처럼… 기적 일구는 ‘천사길 사람들’

‘2017 공동체 한마당’ 최우수상… 17년간 해마다 소외이웃 돕기 ‘천사의 도시 전주’ 자리 잡아

입력 2017-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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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길 사람들’이 지난 29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린 ‘2017 공동체 한마당 우수 사례 발표대회’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17년간 해마다 소외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큰돈을 몰래 두고 간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 2000년부터 5억원 가까운 돈을 기부한 이 천사 덕분에 전주시 노송동은 ‘천사마을’로 불린다. 전주시도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천사도시’로 자리 잡았다.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이어 나눔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노송동 주민들은 2011년부터 천사 테마마을 만들기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했다. 2015년 3월엔 마을의 온두레 공동체인 ‘천사길 사람들’을 꾸렸다.

“천사의 선행을 알리고, 구도심으로 쇠락하는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김성국(58) 대표 등 30여명의 천사길 사람들은 주민들의 일자리 확보와 마을환경 개선, 소외계층 후원활동 등을 펼쳤다. 오래된 담장과 건물에 화사한 그림을 그리고, 천사 화단을 만들었다. 주민들의 거점 공간인 공방도 열었다.

지난 2월엔 천연염색 제품 판매를 위한 주민 자립형 협동조합을 창립, 수익금으로 ‘천사표 이야기 밥상’ 등에 기부했다. 매년 ‘천사축제’ 등에 참여해 거둔 수익금으로 마을 노인들에게 삼계탕 식사를 대접하고 선풍기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또 다른 천사들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여러 해에 걸친 공동체 활성화 성과를 인정받아 천사길 사람들은 지난 27∼29일 경남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린 ‘2017 공동체 한마당 우수 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온 것은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배려하고 소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얼굴 없는 천사의 아름다운 뜻을 이어 구성원들이 즐겁게 활동하고, 수익은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천사길 사람들을 통해 ‘얼굴 없는 천사’의 나눔 정신이 확산되는 한편 마을 공동체가 복원되고 활기를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는 노동송 주민센터 인근에 2000년부터 연말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돈을 놓고 가는 기부자에게 붙인 이름이다. 그가 지난해까지 18차례에 걸쳐 기부한 금액은 모두 4억9785만원을 넘어섰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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