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라는 신세계에 첫발 내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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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라는 신세계에 첫발 내딛기

한 권으로 읽는 기독교/앨리스터 맥그래스 지음/황을호·전의우 옮김/생명의말씀사

입력 2017-11-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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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포드 매독스 브라운의 작품 ‘베드로의 발을 씻기시는 예수’. 때때로 종교미술은 크리스천의 경건 활동에 도움을 준다. 생명의말씀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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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만큼 무구한 역사와 복잡한 교리, 다양한 신앙 형태를 가진 종교도 없다. 교회에 다니고,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안팎에서 쏟아지는 기독교 관련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특히 한국사회에선 이단이 판치면서 어느 때보다 기독교 교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되고, 회의에 찬 무신론자의 날선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내가 믿는 종교를 제대로 아는 것이 점점 중요한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앨리스터 맥그래스 옥스퍼드대 석좌교수의 ‘한 권으로 읽는 기독교’(생명의말씀사)는 오늘날 한국의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이다. 과학도에서 신학자로 돌아선 맥그래스 교수는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21세기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자다. 방대한 분야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흡수한 뒤 해체하고 성경에 대한 이해와 신학적 토대 위에서 재조립해 자기만의 언어로 쉽게 풀어놓는 능력이 탁월하다.

500쪽 분량의 책에 기독교의 역사, 핵심 교리, 교파, 절기, 기독교 관련 문화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인이 알아야 할 상식의 에센스를 응축해 담았다. 기독교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나사렛 예수에 대한 고찰로부터 이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어 성경이라는 경전이 기독교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살펴본다.

3장 기독교 신조와 신앙에서 조직신학이 다루는 신론, 인간론, 구원론, 교회론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기독교 신학에서 삼위일체 교리는 논란도 많고,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꼽힌다.

맥그래스 교수는 2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교리에 대한 다양한 도전과 신학자들의 대응을 소개하며 삼위일체 교리의 이해를 돕는다. 2세기 이레나이우스는 ‘구원의 경륜(economy of salvation)’이란 개념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 성령이 역할은 다르지만 함께 구원을 이뤘다고 주장했고, 이후로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미국 신학자 로버트 젠슨은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삼위일체의 표현을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해석을 선보였다. 맥그래스 교수는 삼위일체 교리의 의미뿐 아니라 이것이 오늘날 예배, 영성, 신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줬다고 진술한다.

4장에서 그는 “기독교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하는 일”이라며 다섯 시기로 나눠 기독교 역사를 다룬다. 이어 많은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교파(denomination)’를 살피는데 가톨릭, 동방정교회부터 성공회 침례교 루터교 장로교 개혁교회 복음주의 오순절파까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6장에선 예배와 기도 등 현대인의 신앙생활을 들여다보고, 기독교 미술과 음악 등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7장에서 풀어놓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기독교의 사상과 주제를 접하는 입문서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밝혔고, 책 뒷부분에 심층 연구를 위한 추천도서 목록과 흥미로운 몇 가지 심층 연구 지침을 제시한다. 교회 방문, 기독교 미술 연구, 기독교 예배 참석, 영국의 기독교 작가 CS 루이스 등 관심 있는 기독교 작가 집중 연구 등이다. 기독교가 지성뿐 아니라 감성과 영성으로 충만하게 채워나갈 수 있는 종교임을 암시한다.

CS 루이스의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 아이들이 옷장을 통해 나니아라는 새로운 땅에 들어서듯, 다 알지 못하는 기독교라는 방대한 세계에 발을 내딛게 도와주는 책이다. ‘한 권으로 읽는’이라는 제목이 달려있지만, 이 책으로 끝낼 수 있다기보다 이 책으로 시작한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저자가 영국에서 출판사를 바꿔 세 번째 개정판을 내면서 내용을 대폭 손봤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완전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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