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밖에 기독교인 누구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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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밖에 기독교인 누구 없느냐”

입력 2017-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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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루돌프 바크휘센(Ludolf Backhuysen)은 ‘바울의 파선’이라는 작품을 남겼다. 바크휘센은 폭풍우를 뚫고 간신히 섬에 도착한 바울 일행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심하게 기울어진 배와 그 뒤로 보이는 어두운 먹구름과 거친 파도는 그들이 직면했던 위기의 순간을 잘 그리고 있다.

바울은 죄수의 몸으로 로마에 압송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탄 배가 그리스의 크레타 해역에서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게 됐다. 배는 항로를 잃고 바람 부는 대로 표류하기 시작했다. 바람은 걷잡을 수 없었고 해도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 극한 상황에서 배에 승선했던 사람들은 자신에게 파멸이 가까이 왔음을 두려움으로 느끼고 있었다.

배가 전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은 화물을 버렸고, 다음 날에는 배의 기구들을 버렸다. 그러나 이제 마지막으로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렸다.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졌더라.”(행 27:20)

이후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그 남은 사람들은 널조각 혹은 배 물건에 의지하여 나가게 하니 마침내 사람들이 다 상륙하여 구조되니라.”(행 27:44) 놀랍게도 그들 가운데 단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모두 뭍으로 올라와 구원을 받게 되었다. 어떻게 하여 구원의 여망이 없었다가 모두 구원을 얻게 되었을까.

거기에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경험 많은 선장이나 선원이 아니었다. 칼을 든 백부장이나 병사도 아니었다. 그는 죄수였다. 그는 죄수의 몸이었지만 담대히 말했다.

“바로 지난밤에, 나의 주님이시요 내가 섬기는 분이신 하나님의 천사가, 내 곁에 서서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는 반드시 황제 앞에 서야 한다. 보아라, 하나님께서는 너와 함께 타고 가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너에게 맡겨 주셨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힘을 내십시오.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믿습니다.”(행 27:23∼25)

선원들마저 배를 버리고 슬금슬금 도망칠 궁리를 하며 슬쩍 거룻배를 풀어 내리고 있을 때였다. 바울은 흔들리는 파도 위에서 담대한 희망을 선언했다. 좌절과 절망의 파고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그들과 빵을 나누며 그들에게 소망을 불어넣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운명이 그리스도인에게 달려 있다. 기독교인은 절망의 세상을 소망의 세상으로, 적대의 세상을 관용의 세상으로 바꾸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사는 이들이다. 그리고 그 말씀에 일부가 되어 사는 이들이다.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되던 날 밤,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고종황제가 침전 밖을 향해 화급하게 외친 말은 “밖에 기독교인 누구 없느냐?”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당시 선교사 언더우드가 급히 궁궐로 달려왔고, 곧 이어 헐버트가 뒤따라와 그날 밤을 함께 지새웠다.

에비슨은 고종의 요청으로 황제의 신변을 지키며 먹는 음식마다 독이 있는지를 살펴보았고, 언더우드의 부인 릴리어스 호튼은 독살을 두려워하는 고종에게 음식을 조리하고 공급하였다.

당시 고종의 안위를 지켰던 사람은 다름 아닌 언더우드와 헐버트, 에비슨, 릴리어스 등 기독교인이었다. 그들은 순번을 나눠 불침번을 서며 고종을 호위했다. 이것이 당시 불행한 황제가 가졌던 유일한 방패였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기독교인의 수가 인구의 1%도 안 되었을 때 교회는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있었다. 오늘도 세상은 참된 기독교인을 찾고 있다. 하나님께서 기독교인을 찾고 계신다. “밖에 기독교인 누구 없느냐?”

박노훈(신촌성결교회 목사)

반려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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