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사회적 비난·‘아버지의 그늘’ 넘을 수 있을까

국민일보

[미션 톡!] 사회적 비난·‘아버지의 그늘’ 넘을 수 있을까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가 넘어야 할 산

입력 2017-11-14 00:02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사사진

김하나 명성교회 위임목사가 12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본당에서 열린 위임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명성교회 김하나 위임목사는 자신과 교회를 향한 비판에 대해 “공감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과 명성교회가 세상의 우려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해 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그 방안으로 ‘연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살리는 것’ ‘하나님께서 주신 자원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에 사용하는 것’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김 목사가 먼저 넘어야 할 산은 여론을 무시하고 묻지마식으로 강행한 ‘불법 세습’에 대한 논란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은 교회 세습 문제에 대한 신학·성경·윤리적 비판이 정당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세습방지법을 제정·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열린 제102회 예장통합 정기총회에서 세습방지법이 ‘성도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이를 삭제하고,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총회 헌법위원회의 보고서가 수용됐습니다.

명성교회 측은 헌법위의 보고서 수용 직후, 세습방지법의 효력이 중지됐다고 주장하며 김 목사 청빙을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헌법위는 “법의 개정은 필요하지만 아직 효력이 있다”고 입장을 표명한 상태였습니다.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는 총회 재판국에 김 목사의 청빙 무효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내년에 예정된 103회 교단 정기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목사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은 ‘아버지의 그늘’입니다. 김삼환 원로목사로부터 목회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기 어려울 거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김 목사는 위임예식에서 “김 원로목사가 계속 명성교회 당회장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김삼환 당회장’이란 마치 고유명사 같다. 나는 그냥 담임목사로 불러 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교회에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아직 그 구체성이 공백으로 남아 있습니다.

혹자는 명성교회의 청빙 논란에 대해 개교회 문제를 공적 영역으로 끌어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명성교회는 등록교인 수 10만명의 세계 최대 장로교회입니다. 교계에서 많은 사역을 하고 있으며, 성도들은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원로목사는 예장통합 총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공적인 장에서 논의할 가치가 충분한 이유입니다. 공적 가치를 지닌 교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결국 한국교회 전체가 비난을 받습니다.

김 목사는 취임사에서 “온 세상 가운데 우리만 존재하는 ‘섬’이 아니라 ‘다리’가 될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고 교인들을 권면했습니다. 한국사회와 교회가 명성교회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