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위기의 시대… 진리 선포하는 목회자 양성이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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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위기의 시대… 진리 선포하는 목회자 양성이 사명”

고려신학대학원 신원하 원장

입력 2017-12-05 00:01 수정 2017-12-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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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하 원장이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원장실에서 학교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사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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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역사기념관 개관을 기념해 2006년 9월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앞뜰에 세워진 비석에 ‘하나님 앞에서’(CORAM DEO)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모습. 고려신학대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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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고려신학대학원 전경. 고려신학대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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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의 위기 시대다. 최근 주요 신학교 중 학내 분규, 소속 교단과의 갈등 등의 문제로 잡음이 없는 곳을 찾기 어렵다. 경쟁률 미달, 재정난 등의 어려움도 겹쳐 일부 신학교는 정원을 감축하거나 교육과정을 통폐합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수 신학교들이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장 김상석 목사)의 하나뿐인 직영 신학교인 고려신학대학원(원장 신원하 교수)은 큰 내홍 없이 묵묵히 신학생 교육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신원하 원장을 만나 고려신학대학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사명을 짚어봤다.

고려신학대학원의 전신은 1946년 9월 20일 부산에 설립된 ‘고려신학교’다. 일제 당시 신사 참배를 거부하며 투옥됐던 손양원 주남선 한상동 목사 등이 평양신학교의 개혁주의신학 노선 계승을 표방하며 세웠다. 당시의 정신은 오늘날 ‘순교자적 이념을 가진 목회자 양성’이라는 교육이념으로 남았다. 이후 1998년 9월 현재 위치로 캠퍼스를 옮겨왔다.

고려신학대학원 신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2월 기독교연합신문(사장 양병희 목사)과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신학회(회장 김태규 목사)가 발표한 신대원생 인식 설문조사에서 고려신학대학원은 가장 만족도가 높은 학교로 선정됐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90.5%로 장신대(47.9%) 총신대(44.3%)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장학제도에 대한 만족도(95.2%), 교육 과정에 대한 만족도(90.5%)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제는 최근 하락한 지원율이다. 개교 이래 2:1 정도의 경쟁률을 유지했으나 5년 전 지원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경쟁률이 1.2∼1.8:1 수준까지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경쟁률이 1:1까지 떨어져 선발자 수준 저하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정원을 충원시키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신 원장은 “중장기 계획을 세워 지원율 감소 문제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교단 내 주요 교회들을 교수들이 직접 찾아가 지원을 독려하고 교단 외부 인재들도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요 논의 중 하나는 교육 커리큘럼의 변화다. 전통적으로 강조해온 성경해석·히브리어·헬라어 등 이론 중심 교육에 목회·상담실습·공동체 교육 등 실천신학을 가미해 균형을 잡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신 원장은 “정통개혁주의 신학교인 미국 칼빈신학교도 8년 전 실천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바꿨다”면서 “지식 위주의 교육방법론에 갇히지 않고 현장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신학교와 교단의 활발한 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매월 전국 노회를 방문해 현장 얘기를 듣고 있다. 또 일선 목사들의 신학적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지역 노회에 직접 찾아가 단기 신학강좌를 열고 있다.

최근 논란을 낳고 있는 명성교회 세습, 동성애 등의 이슈는 정통개혁주의를 표방하는 고려신학대학원에도 큰 숙제다. 신 원장은 “교회는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들의 공동체”라면서 “세습은 십자가의 길이 아니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과 다른 게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개혁주의 신학에서 동성애는 단순한 성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법칙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교회 내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만 자기 성향을 벗기 위해 노력하려는 경우에는 힘써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우상은 맘몬(재물)과 자아 중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가 세상과 타협해 양적 성장주의라는 경영논리에 빠졌다. 강단에서는 자아 충족을 위한 설교만 전한다”며 “성도들이 자아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하나님만이 진정한 위로자라는 진리를 전하는 목회자를 길러내는 게 고려신학대학원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 ‘이신칭의 논란’ 홍역 치른 학교

고려신학대학원(원장 신원하 교수)은 최근 때아닌 신학 사상검증 논란에 홍역을 치렀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장 김상석 목사)이 지난 9월 19∼21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최한 67회 총회에서 일부 노회가 이신칭의 교리에 대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들의 견해를 밝히라는 안건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수회는 총회 한 달 만인 지난 10월 28일 예장고신 교단지 기독교보에 ‘이신칭의에 대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의 입장’을 게재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이신칭의, 이 시대의 면죄부인가’를 주제로 열린 신학세미나였다. 김세윤 미국 풀러신학교 교수는 이 자리에서 “칭의만으로 구원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선행으로 칭의를 완성시켜야 심판대에서 구원을 받는다”며 ‘유보적 칭의론’을 주장했다. 이에 전통적 칭의론자인 박영돈 고려신학대학원 교수는 “성화 없는 구원은 없다. 그러나 성화는 칭의에 조금도 기여하지 못한다”며 “사람이 거룩해지는 과정인 성화는 칭의의 필연적인 열매”라고 입장을 달리했다.

이를 두고 일부 노회가 지난 총회에서 박 교수의 입장이 소극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해당 노회의 발의안에는 박 교수가 전통적 칭의론의 입장을 밝혔지만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해 강한 반론을 펴지 않아 소극적이고 약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는 대목이 나온다.

지난 총회 현장에서는 일부 노회의 앞선 발의 내용을 두고 사상검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개인 입장 검증은 자제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다수의 총대가 이에 동의했다. 이에 안건을 발의한 노회 측의 한 목사 역시 교수회 전체의 입장을 듣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신 원장은 지난달 2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안건을 발의한 노회와 지난 10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자리에서 서로의 입장을 듣고 대화했다”며 “오해가 충분히 풀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칭의론 논란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칭의론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상황에서 교회의 윤리적 타락을 마주하며 행위를 강조하는 흐름이 나왔기 때문”이라며 “오직 믿음으로 구원 받되 이에 대한 감격이 선행이라는 열매로 반드시 이어진다는 종교개혁자들의 가르침을 잘 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글·사진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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